매일신문

전태일 열사 52주기, 개관 1년 맞은 대구 '노사평화의 전당' 현주소는

노사평화의 전당, 노사 상생 프로그램 운영한 5월부터 관람객 증가
200억원 막대한 예산 대비 실적 저조하다는 비판도, 市 "다양한 홍보 전략 고민 중"
전태일의 친구들 '중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 옛집 연내에 복원 계획'

지난 12일 오후 2시쯤 대구 중구 남산동 전태일 옛집. 전태일 열사의 기일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 5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임재환 기자
지난 12일 오후 2시쯤 대구 중구 남산동 전태일 옛집. 전태일 열사의 기일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 5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임재환 기자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면 산화한 전태일 열사 52주기와 함께 노사 화합을 상징하는 대구 '노사평화의 전당'이 개관 1년을 맞이했다. 관람객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 폭은 여전히 더뎌 시민 홍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노사평화의 전당(이하 전당)은 지난해 11월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문을 열었다. 사업비 200억원이 투입된 전당은 전국 최초의 노사 상생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운영은 대구시가 직접하고 있다.

연면적 5천169㎡와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의 전당은 연 3회 열리는 기획전시와 상설전시를 운영한다. 최근에는 내부 상설전시 공간에 올해 52주기를 맞이하는 전태일 열사의 별도관을 마련했다.

전당은 노사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관람객이 늘었다.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관람객은 1만291명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2천819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내부 3층의 직업훈련실을 대관한 이희찬(31) 씨는 "직원들의 워크숍 장소를 찾다가 노사평화의 전당을 오게 됐다. 대관료도 저렴하고 노동과 산업에 관한 전시들도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반겼다.

이날 상설전시를 둘러본 이상백(28) 씨는 "우리나라의 일반 역사가 아니라 노동‧산업 콘텐츠들이 시간대별로 구분되어 있어서 좋았다. 해설사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을 잘해주셔서 이해도 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대한 건립 예산에 비해 홍보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주민 A(40대) 씨는 "어떤 콘텐츠들이 있고, 무슨 용도의 건물인지 모르는 주민들이 많다"며 "투입된 돈을 고려했을 때 증가세가 많이 느려 실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아직은 개관 1년밖에 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다양한 홍보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인근 기업은 물론 주민들에게 플리마켓 공간도 빌려주면서 지인 추천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친근하게 다가갈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찾은 대구 달성군 구지면 노사평화의 전당. 전당 내부 상설전시 공간에서는 13일 52주기를 맞이하는 고 전태일 열사의 별도관이 마련되어 있다.
지난 11일 오후 찾은 대구 달성군 구지면 노사평화의 전당. 전당 내부 상설전시 공간에서는 13일 52주기를 맞이하는 고 전태일 열사의 별도관이 마련되어 있다. '재봉틀' 옆 버튼을 누르면 전 열사의 소개 영상이 시작된다. 임재환 기자

한편 지난 12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중구 남산동 전태일 옛집 터에선 기일을 하루 앞두고 전 열사의 5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이 개최한 이날 행사는 헌화와 추도사, 추모시 낭송, 추모공연 등 순서로 진행됐다.

김태완 전태일의 친구들 이사는 "여러 고증을 거쳐 전태일 옛집을 복원할 계획"이라며 "20㎡(6평) 남짓한 공간이라 연내에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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