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의힘, 이태원 참사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 당론 채택

여야 수석원내부대표, 국정조사 시기·범위 등 협상 돌입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내년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野) 3당이 추진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에 조건부 수용을 한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의총에서 '수사 결과를 보고 부족하면 국정조사'라는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사실상 국정조사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 실시하는 것은 승인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국정조사 계획에 관해서는 원내대표단이 위임받아서 권한을 갖고 협상하되, 협상에서 많이 양보하지는 말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정조사 기간의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에서 끌려가듯 국정조사를 하지 말라는 당부가 많았다"며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국정조사를 과감히 하되, 정쟁으로 끌고 가려는 국정조사는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는 일종의 협상 지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틀 전 의총에서 결론을 낸 대로 수사 결과를 보고 미진하면 그때 국정조사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소수인 우리 당이 압도적 다수인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내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겠다는 현실적 문제 앞에서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여소야대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야권의 요구를 수용하고 예산안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한 셈이다.

주 대표는 야 3당이 국정조사 계획서 강행 처리를 예고한 24일 국회 본회의 참여에 대해 "협상이 마무리되면 내일 할 수 있을 테고, 협상에서 의견 차이가 나면 못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국조특위 명단 제출을 오늘까지 요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남은 협상들이 마무리되면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국정조사 대상 기관에 대통령실이 포함될지에 대해선 "그 문제도 합의가 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면 말하겠다"고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에게 국정조사 규모와 시기 등 내용을 일임해서 협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면서 "나중에 만장일치 박수를 쳤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서 국정조사가 정쟁화로 변질할 수 있다는 당내 우려의 분위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익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물타기 하고 제2의 세월호처럼 이용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서 "애도와 재발방지대책 이외에 본말이 전도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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