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택시료 월 2만원 지원 '해피맘콜' 임산부들 외면, 왜?

5개월 동안 이용률 10%대…"일일이 영수증 챙기기 불편"
IC칩 내장 행복페이 받고 앱 회원등록 2∼3일 걸려
영수증 첨부 등 절차 탓에 사용 주저하거나 인식 저조
배정된 예산 13%만 소진…市 "불편안 개선 홍보 강화"

대구시 제공
대구시 제공

대구에 거주하는 모든 임산부에게 매월 2만원의 택시요금을 지원하는 '해피맘콜' 사업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대구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도 관련 예산을 준비한 대구시는 더 많은 임산부가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7월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와 연계해 임산부라면 누구나, 아무 택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해피맘콜 사업을 도입했다. 근로기준법상 출산 후 1년까지 임산부로 보기 때문에 1명당 최대 22개월간 모두 44만원의 택시 요금을 받을 수 있다.

타 지자체가 도입한 임산부 택시 사업은 특정 택시회사와 연계된 탓에 이용률이 낮고 대기시간도 길다는 단점이 있다. 이용 제한이 없는 대구시 해피맘콜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임산부들에게 좋은 혜택이 될 거란 기대감이 높았다.

문제는 복잡한 절차 탓에 사용을 주저하거나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임신부들이 많다는 점이다. 대구시가 해피맘콜 사업에 준비한 지난해 예산은 모두 6억원이다. 한해 2만명으로 추산되는 대구 임산부 가운데 25%인 5천명이 매월 2만원씩 사용하면 한달에 1억원씩, 6개월동안 6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나 도입 첫 달인 7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임산부 가운데 약 3천여명만이 사용등록을 마쳤고, 이들이 5개월 동안 사용한 예산은 7천629만원에 불과했다. 이용자들의 참여율이 낮아 한 해 배정한 예산의 12.71%만을 소진한 셈이다.

해피맘콜이 외면받은 이유에 대해 임산부들은 절차가 복잡하고 사용이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해피맘콜을 사용하려면 우선 IC칩이 내장된 대구행복페이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고, 스마트폰에 해피맘콜 앱을 다운받아 회원등록을 해야 한다. 회원등록을 하는 데에도 2~3일이 소요된다.

택시 이용 후에도 번거롭기는 마찬가지다. 영수증을 따로 발급받아 해피맘콜 앱에 사진으로 등록해야 하고 지원도 다음 달 20일에 사용 금액의 70%가 대구행복페이 카드로 캐시백되는 구조다.

대구 한 30대 임산부는 "체감되는 지원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은데 요구하는 절차는 너무 많다"며 "택시 호출앱을 사용하면 자동결제 방식이라 따로 결제할 필요도 없고 기사님과 대화도 나눌 필요도 없다. 해피맘콜은 결제도 현장에서 해야 하고 내릴 때마다 영수증을 달라고 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구시는 시민들의 불편 사항을 개선해 올해 홍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귀찮은 영수증 첨부 절차도 개선할 여지를 드러냈다. 대구시는 올해도 월 1억원씩 12억원의 예산을 해피맘콜 사업에 배정했다.

대구시와 공공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사업 초기라 등록이 저조했고, 등록한다 해도 외출이 적어 2만원의 한도를 다 소진하진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결제 내역은 자동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영수증을 반드시 첨부하지 않더라도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직접 발로 뛰며 더 많이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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