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용지로 지정되고도 19년간 방치된 대구 달서구 월배지구 학교용지를 두고 학부모와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정해제가 내년 10월로 다가왔지만 학교 설립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17일 오전 찾은 대구 달서구 대천동 262번지는 장기간 방치된 세월을 증명하듯 성인 키만 한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1만2천㎡ 규모의 이곳은 가칭 '월배3중학교' 부지다. 부지를 끼고는 1천50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월배삼정그린코아)가 들어섰다.
이곳을 지나던 월배삼정그린코아 입주민 A(66) 씨는 "손자가 월배3중 맞은편 용천초에 다니는데, 가까운 곳에 중학교가 없어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대단지 아파트 단지에 초등생이 많은데 더 늦기 전에 학교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월배3중 부지는 지난 2004년 월배지구 신도시 조성 당시 공동주택 개발에 따른 학생 수 증가가 예상되자, 구청과 대구시교육청이 협의해 학교용지로 지정했다. 인근 월성동 월배1고 부지(1만5천㎡)와 월암동 월배2중 부지(1만3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 '월배지구 학교용지 삼총사'는 20년이 다 되도록 학교 신설이 요원한 상태다. 학교 신설은 지역 내 거주 학생 수와 공동주택 건립에 따른 학생유입 정도, 기존 학교 분산배치 등을 검토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승인을 거쳐 진행된다. 시교육청은 지난 2021년 11월 월배지역 중학교 설립을 위해 교육부에 컨설팅을 받았지만 심사 통과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중앙투자심사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인근에 배치시설(학교)이 있는지 여부"라며 "월배지구는 인근 학교에 분산배치가 가능한 상황이어서 심사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배3중 부지 인근 월서중, 조암중, 월암중의 학급당 인원은 30명대 초반으로 과밀학급에 해당한다. 아파트에서 이들 학교까지 이동시간도 대중교통 기준 30분가량이 걸려 학교 설립을 원하는 학부모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했던 김장관 달서구의원(진천동, 유천동)은 "유천동 4개 초교 학생만 합해도 5천명이 넘는다. 3곳 중 한 곳이라도 중학교를 신설해 달라는 주민 요구가 크다"며 "오는 27일 '월배3중 건립 토론회'를 열고 다시 한 번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손 대구시의원(달서구4)도 "학생 수가 줄어드는 곳은 통폐합하고 월배지구처럼 학생 수가 느는 곳은 신설하는 등 탄력적인 학교 정책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학교가 아파트를 따라가는 시대인데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배지구 학교용지 3곳은 기간 만료에 따라 내년 10월 학교용지에서 해제된다. 학교용지에서 해제되면 토지를 소유한 민간 사업자가 용도변경을 통해 언제든지 상업시설 등을 지을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신설은 어려워도 인근의 사립학교가 해당 부지로 이전하는 방법은 가능하다"며 "사립 이전이 실제로 가능할지 여부는 남은 기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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