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중증 치매 환자가 병원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갔다가 실족사한 사고와 관련해, 문을 잠그지 않아 안전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된 병원 직원 2명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박상수)은 26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 미화원 A(52) 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병원 수간호사 B(56) 씨에게는 병동 관리 및 감독 책임을 물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B씨는 전남의 한 노인전문병원 코로나19 코호트 격리 병동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1일 오후 8시 17분쯤 병원 베란다 문을 잠그지 않아 이 병원 환자 C씨(74)가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 발코니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병원은 의사소통과 이성적 판단이 어려운 치매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들이 많이 있어, 낙상 사고를 막기 위해 항상 베란다 문을 잠가두었다.
사고 당일 청소를 담당한 미화원 A씨는 베란다로 쓰레기를 모은 뒤 환자들이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다시 잠갔어야 했지만 잠그지 않아 업무상 과실이 인정됐다.
간호사 B씨는 코호트 격리로 인한 2교대 근무 중 환자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업무를 맡았음에도 해당 병동 전체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업무상 과실로 낙상 고위험군인 피해자를 사망하게 하는 무거운 결과를 발생시켰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다만 피해자 과실도 경합한 것으로 보이는 점, 코로나19로 인한 코호트 격리로 근무 환경이 좋지 않았던 측면, 초범인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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