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스크 없는 일상] 지하철 기다릴 땐 벗고 탈 땐 쓰고…시민들 혼선

노마스크 수업 가능하지만 음악 합창 수업할 땐 불가
의무 아닌 탓 업자만 불안 "규정 중복지역 지침 필요"
유치원 등 아동·청소년 시설 노 마스크에 "면역력 약해 감염 우려" 걱정도

윗 사진부터 대구실내빙상장, 대구신세계백화점,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승강장. 30일부터는 사진 속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윗 사진부터 대구실내빙상장, 대구신세계백화점,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승강장. 30일부터는 사진 속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1단계)를 하루 앞둔 29일 백화점, 병원, 동대구역 등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2년 3개월 만에 찾아올 '마스크 없는 일상'을 두고 홀가분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29일 찾은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다음 날부터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시민들이 상당했다. 이곳에서 만난 권석윤(49) 씨는 "이제는 항체가 생겼는지 코로나에 안 걸리는 것 같다"며 "해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남구 한 카페를 찾은 직장인 송모(39) 씨도 "엔데믹 상황인데 마스크를 평생 쓸 수 없는 노릇 아니냐"며 "이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애는 게 맞다"고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세분화되지 않은 지침 탓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도 많았다. 대중교통의 경우 지하철이나 기차역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탑승할 때는 착용해야 한다. 이를 두고 혼란을 부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동대구역 역사 내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양자(82) 씨는 "역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약국에 올 때는 쓰라는 말인데 지킬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며 "역사 안 약국처럼 규정이 중복되는 곳에 대한 별도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면역력이 약한 아동·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정부에 따르면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조정된다. 대구 한 유치원 교사 이현지(29) 씨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이전보다 쉽게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지 않은 병원과 약국, 요양기관 등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동구 한 병원 간호사 최인혜(27) 씨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모여 있는 병원만큼은 지금처럼 마스크 착용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곳이라도 환기가 어려운 밀폐·밀집·밀접 등 이른바 '3밀 시설'에 해당할 경우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무가 아닌 탓에 불안하다는 의견이 자영업자 사이에서 주를 이뤘다.

남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젬마(43) 씨는 "자영업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방문해 바이러스에 노출될 일이 더 많다"며 "마스크 벗은 손님을 맞았다가 직원이 감염되면 곧장 인력 공백으로 이어지니 운영이 불안해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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