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서산단 내 섬유공장 불…소방차 접근 못해 피해 확산

좁은 골목길에 공장 다닥다닥…화재 초기 진입로 확보 못해
샌드위치 패널 구조에 공장 내부 스프링클러도 없어 금세 번져
2개 업체 3개동 태우고 진화
소방 "경찰, 국과수와 합동감식 예정"

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이곡동 성서산업단지 한 공장에서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이곡동 성서산업단지 한 공장에서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일 오전 6시50분쯤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내 섬유 공장에서 불이 나 까만 연기가 치솟고 있다. 윤수진 기자.
1일 오전 6시50분쯤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내 섬유 공장에서 불이 나 까만 연기가 치솟고 있다. 윤수진 기자.

대구 달서구 이곡동 성서산업단지 내 섬유공장에 난 불로 수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노후된 산단 인프라가 화재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좁은 골목길에 소규모 공장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 탓에 소방차 접근이 어렵고, 오래된 공장 안에는 스프링클러조차 없었다.

강서소방서에 따르면 1일 오전 6시 50분쯤 '공장 안에 연기가 가득 찼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인접 소방서로부터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고, 화재 발생 4시간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화재 초기에는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도로에서 공장까지 거리가 멀어 소방대원들이 호스를 연결해 현장에 진입했고, 공장 서편에 굴절 사다리차 2대가 투입됐다.

좁은 골목길에 여러 공장이 서로 붙어 있다는 점도 피해를 키웠다. 건물 외벽도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샌드위치 패널이었다. 소방당국은 공장 사이사이 좁은 틈 사이로 각종 장비를 집어넣고 헬기 3대를 추가로 동원해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다.

불이 난 곳 맞은편 공장에서 일하는 A씨는 "불이 계속 번지는데 소방이 처음 출동했을 때 물을 뿌리지 못하고 있었다"며 "우리 공장까지 불이 넘어오는 상황이어서 빨리 진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불이 발생한 곳은 섬유공장(2천790㎡) 내 공기순환장치로 추정된다. 불은 바로 옆의 이불 공장(2천481㎡)으로 번져 모두 2개 업체, 3개 동을 태웠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최초 신고자인 공장 직원 1명은 자력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이불 공장에서 일하는 윤정운(75) 씨는 "오전 6시 30분쯤 출근했을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얼마 후 갑자기 전기가 차단되어 밖으로 나와 봤다"며 "7시쯤부터는 우리 공장으로까지 불이 옮겨붙어 금세 번졌다"고 말했다.

성서공단은 지난해 12월 인쇄공장에서 발생한 불로도 큰 피해를 입었다. 이용수 강서소방서장은 "불이 난 공장이 다소 오래된 곳이라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 같다"며 "자세한 원인은 조사가 필요하며 경찰, 국과수와 협의해 합동 감식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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