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계묘년 정월 기해일 안동시장 권기창은 신목 영전에 삼가 비옵나이다."
계묘년 정월 대보름을 맞아 4일 자정(5일 새벽) 옛 안동군청 터 웅부공원에 자리한 신목(神木) 앞에서 700여년 이어온 '안동부(安東府) 신목(神木) 제사(祭祀)'가 모셔졌다.
이날 권기창 안동시장은 제주로 나서 분향하고 술을 올리며 시민의 안녕과 무사 화평을 기원했다. 이날 제사의식은 3년여 만에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돼 30여명이 함께해 시민 안녕과 건강을 기원했다.
권기창 시장은 의례를 마친 후 황토를 뿌린 깨끗한 길을 밟으며 걸어 참석자들과 함께 귀밝이술과 떡으로 음복하며 올 한해 평온과 막힘없는 시정 추진을 통해 시민안녕과 지역발전이 이뤄지길 다함께 기원하기도 했다.
이날 모셔진 신목 제사는 코로나19 상황이었던 지난 2년 동안에도 올렸던 700여년을 이어오고 있는 안동지역만의 전통 제례 의식이다.
조선시대에 많은 백성의 생명을 앗아갔던 '두창'(천연두)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왕과 지방관찰사는 백성들의 구휼정책과 더불어 제사를 통해 백성들의 안정을 꾀했다고 전해오고 있다.

'한국 지리풍수'에는 안동부 신목제사는 조선조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옛 군수 관사 터에 위치한 당신목(수령 800년 느티나무, 높이 15m, 직경 2m)에 매년 정월대보름 첫 시에 고을의 책임자가 제사 3일 전부터 근신하며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과일·어육·편(떡)류 등 제수를 정성껏 마련해 제사를 지내는 700여년을 이어온 의식이다.
안동부사나 군수가 부임하거나 퇴임할 때에도 신목에 당제를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시민들의 무사안녕을 간절히 기원하고, 시승격 60주년을 맞아 봉산개도 우수가교의 정신으로 안동 대도약의 주춧돌을 놓아가며 위대한 15만 안동시민과 함께 새로운 안동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4일 밤과 5일 밤엔 안동지역 곳곳에서 600여년 이상을 이어오고 있는 독특한 마을 제사가 올려졌다.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마을의 안녕과 화평을 기원하는 동제가 펼쳐지는데, 특히 '홍건적의 난'으로 안동에 몽진한 공민왕을 추모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공민왕 관련 동제가 있다.
마을의 수호신인 나무에 제를 올려 동민의 무병과 풍년을 기원하는 '녹전 사신리 느티나무 당산제'와 '길안 송사리 소태나무 동제' 등이 사라져 가는 우리 고유의 민간신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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