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도 활발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몰라요. 나중에 90살이 돼서도 건강하게 게이트볼 치는 게 소원입니다."
이수목(79) 대구시 게이트볼협회장은 경력 15년차의 베테랑 게이트볼 선수다. 신입들을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게이트볼 강사이기도 하다. 대구에서는 매년 20~30명의 사람이 이 회장의 가르침을 받아 게이트볼에 입문한다.
이 회장은 "게이트볼은 노인들에게 최고의 스포츠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며 "경제적 부담도 적은 데다 재미와 건강까지 다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이트볼은 당구와 골프를 합친 스포츠라는 평가를 받는다. T자형 스틱으로 공을 쳐서 경기장 내 게이트를 통과시켜 가장 많이 득점한 팀이 승리하는 구기종목이다.
게이트볼은 팀별로 각각 5명이 30분 동안 번갈아 가며 플레이하기 때문에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하다. 여기에 단 하나의 공을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선수들 간 치열한 두뇌싸움까지 벌어진다.
이 회장은 게이트볼을 더욱 재밌게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스파크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공이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또 한 번의 타격 권리를 갖게 되는데, 이때 친 공이 상대편이나 자기편 공에 맞으면 '스파크 타격'의 기회를 얻는다. 스파크 타격은 자신의 공과 맞힌 공을 나란히 놓고 밟은 상태에서 공을 쳐서 상대편 공이면 불리한 지점으로, 자기편 공이면 유리한 곳으로 보낼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5월에 처음 게이트볼을 접했다. 대구에서 30여 년간 경찰로 근무하다 2003년 정년퇴직을 한 그는 순식간에 이 운동과 사랑에 빠졌다. 젊은이들 못지 않은 열정은 금세 실력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정년퇴직 후 등산만 즐기다가 우연히 달서구 학산공원에서 대학생이 노인들을 상대로 게이트볼 강습을 하는 것을 보게 됐다"며 "무료 강습이라 한 번 들어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1년 만에 스틱 헤드 부분이 닳아서 못 쓸 정도로 연습을 한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지금은 누구보다 게이트볼에 빠삭한 '고수'다. 신입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관련 서적을 파기 시작했고, 어느덧 게이트볼 1급 심판원 자격증을 보유할 정도가 됐다.
그는 "대부분 나이 많은 분이라 가르쳐도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다. 인내심을 갖고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수강생들의 꾸준한 연습과 복습도 중요하다. 4월엔 지역의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게이트볼 강습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지역에 게이트볼 코트 수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동호인은 이런 이유로 운동을 관두기도 한다"며 "최소한 코트가 부족해 게임도 못 하고 흥미를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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