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유일한 친윤계 당권주자를 자처하며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의 기치를 내건 것을 두고 당 '텃밭'인 영남지역 정치권에서는 차기 총선에 미칠 여파를 두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 당선 시 총선에서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은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주도하는 '공천 물갈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물밑에서 나오고 있다. 동시에 '낙하산 공천' 타파를 거듭 약속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물밑 지원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김 후보를 통한 윤석열 대통령 친정체제 구축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배경과 관련해 내년 총선 공천권을 제외하고는 설명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집권 3년 차이자 정권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치러지는 내년 총선에서 윤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측근 인사들을 대거 공천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총괄 지휘할 적임자로 김 후보가 낙점됐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으면 TK, PK, 서울 강남권 등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에 친윤계를 집중적으로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특히 영남은 예년에 비해 더욱 큰 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 파다한 상황이다. 김기현 후보가 당선되면 당 대표로서 당연히 물갈이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TK·PK 정치권에선 김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공천 칼날'을 자신들에게 가장 먼저 휘두를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영남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후보 등 윤심(尹心)이 없는 주자들을 거칠게 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진박 감별사' 논란의 트라우마도 남아있는 탓에 김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미묘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정한 공천'을 모토로 영남지역 정치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물밑 지원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특정인에 대한 선거운동을 금지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물밑에서 안 후보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은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여전히 김기현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지만 최근 들어 일부에선 '낮에는 김기현, 밤에는 안철수'라는 말이 조금씩 나오는 건 사실"이라며 "김 후보가 영남에서 어대현 구도를 굳히지 못하는 틈을 안 후보가 공정한 공천을 약속하며 치고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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