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한달새 또 적자…1월 -45.2억불 '사상 최대'

상품수지는 74억6천만달러 적자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수출은 480억달러…지난해 1월 83억8천만달러에 비해 14.9%↓
"반도체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영향"

지난 1월 경상수지는 45억2천만달러 적자로 역대 최대 규모 적자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지난 1월 경상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부진에다 상품수지 적자가 70억달러를 넘어선 데다 여행수지 등 적자 규모가 커진 탓에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45억2천만달러(약 5조9천664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45억2천만달러의 적자 규모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최대 기록이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1월 2억2천만달러 적자에서 12월 배당소득 수지 증가 등으로 26억8천만달러 흑자 전환에 간신히 발을 들였다. 하지만 흑자 기조를 두 달 연속 이어가지 못했다.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 적자액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상품수지는 74억6천만달러 적자로 4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 15억4천만달러 흑자와 비교했을 때 수지가 90억달러나 급감했다.

수출은 480억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1월 83억8천만달러에 비해 14.9%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통관 기준 -43.4%), 철강 제품(-24.0%), 화학공업 제품(-18.6%)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31.4%), 동남아(-27.9%), 일본(-12.7%)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반면, 반대로 수입은 554억6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1.1%증가한 6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승용차(65.9%), 곡물(6.1%) 등 소비재 수입이 3.9% 늘었다. 원자재 수입액은 원자재 중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이 11.0%, 12.4%에 이르며 작년 같은 달보다 5.3% 줄었다.

서비스수지 역시 32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8억3천만달러 적자와 비교했을 때 적자 폭이 24억4천만달러나 증가했다. 운송수지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1년 전 보다 흑자 규모가 17억7천만달러 축소됐다. 해외여행 확대로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년 사이 5억5천만달러에서 거의 3배인 14억9천만달러로 늘어났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월 상품수지 적자가 크게 발생한 것은 우리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영향"이라며 "해외 출국자 수 증가 영향으로 서비스수지 적자도 확대돼 경상수지 적자가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