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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꺼질 틈 없는 '빈 차' 표시등… 하루 종일 일해도 최저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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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회전 해도 택시, 우회전해도 택시"…수익성 악화에 무너지는 택시 업계

10일 자정을 넘긴 시각 대구 중구 삼덕119안전센터 앞은
10일 자정을 넘긴 시각 대구 중구 삼덕119안전센터 앞은 '빈 차' 표시등을 켠 채 손님들을 기다리는 택시로 가득했다. 김주원 기자

"좌회전해도 택시, 우회전해도 택시입니다."

지난 10일 자정쯤 찾은 대구 중구 삼덕119안전센터 앞은 '빈 차' 표시를 빨갛게 띄워놓은 택시들로 가득했다. 택시를 정차한 채 앞 유리를 닦고 있던 택시 기사 임모(64) 씨는 "부제 해제 후 하루에 14~15시간씩 일해도 회사에 낼 운송수익금 13만원을 채우지 못하는 날이 수두룩하다"며 "한 달에 25일 만근을 해도 월급으로 120만 원밖에 받지 못하니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거리로 나오자 '빈 차' 표시등도 꺼지기 시작했다. 임 씨도 손님 2명을 태워 목적지로 향했다. 하지만 비워진 도로는 금세 새로운 택시들로 다시 채워졌다.

심야 택시난 해소를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됐던 '부제 해제'가 택시 기사들을 옥죄고 있다. 손님이 몰리는 특정 시간대 택시가 쏟아져 나오면서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수입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택시 요금이 5년 만에 인상되면서 시민들도 택시 이용을 꺼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으로 위해 전국 33개 지자체의 택시 부제를 한시적으로 해제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도 약 50년간 이어오던 개인택시 3부제와 법인택시 6부제를 적용하지 않게 됐다.

부제 해제로 자유로운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택시 기사들은 '일한 만큼 벌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미 택시가 과잉 공급 상태였던 대구는 '택시 대란'과는 거리가 멀었다.

택시 기사 전모(53) 씨는 "하루에 3~4천 대의 개인택시가 추가로 풀렸다"며 "콜 경쟁도 심해졌고,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최저시급도 못 버는 경우가 허다해 부제를 다시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택시 요금 인상도 빈 택시가 증가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구시는 지난 1월 16일부터 기본요금을 3천300원에서 4천원으로 올렸고, 자정부터 적용하던 심야 할증시간도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한 시간 늘렸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요금 인상이었지만, 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택시 요금도 덩달아 오르자 부담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동성로 인근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김모(25) 씨는 "기본요금도 많이 오르고 할증 시간도 빨라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택시업계는 부제를 다시 도입해달라고 대구시에 요청하고 있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택시업계 전체가 죽어가는 상황에서 부제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오는 5월 22일까지 국토부 택시정책심의위원회에 의견을 제출해 택시부제 운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며 "개인과 법인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하다 보니 아직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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