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19) 역사·현재 어우러진 군위군

인각사·화산 풍차마을·삼국유사테마공원
전투막사 체험 캠핑장, 60·70년대 생활 추억 공간
김수환 추기경 생가 찾아 사랑과 나눔 정신도 체득

1930년대 지어진 옛 간이역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화본역.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옛 간이역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화본역.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이전과 행정구역 통합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경북 군위는 예전부터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구와 인접하지만 보물 같은 낯선 곳도 적지 않아 여행객들의 발길이 줄잇고 있다.

봄의 향기가 느껴지는 요즘, 일상의 분주함과 도심의 답답함을 벗어나 힐링하기 딱 좋은 곳, 소소한 이야기를 품은 군위로 떠나보자.

◆보물과 유적, 관광지를 안고 있는 화산, 인각사, 군위댐

해발 800m 정상에 자리잡은 화산마을은 행정구역상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북4리에 속한다.

옛부터 고랭지 채소를 주산물로 재배하며 살아가는 화산마을에는 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숨어 있다. 최근에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풍차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어디 이것뿐일까. 많은 이들이 이곳의 일출과 일몰, 운무와 별이 이루는 장관을 보기 위해 주말에는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산 정상에 있는 빨간 지붕의 풍차가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군위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자리잡은 액자 모양의 포토존에는 사람들이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풍경과 사람을 담는다.

길을 따라 마을 반대편으로 가면 하늘전망대가 나온다. 하늘전망대에는 서애 유성룡 선생이 화산을 찾아와 맑은 옥정의 샘물을 마시며 이곳의 아름다움에 감탄해 지었다는 옥정영원(玉井靈源)의 시문이 새겨진 비가 맞이한다.

화산에서 내려와 화수삼거리를 가기 전 군위전투전승기념공원도 캠핑족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본래 이곳은 6․25전쟁 당시 격전지이자 낙동강 방어선의 한 축이 돼 새로운 반격의 교두보가 된 역사적인 효령·고로지구 전투를 기념하고자 조성한 호국추모공원이다.

치열한 산악전투의 현장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용사들의 호국정신을 배우고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전투기념 공간과 체험공간, 휴양공간이 있어 체험학습, 캠핑,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도 전투막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소대막사, 중대막사, 대대막사 등으로 꾸며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테마산책로 등이 있어 산 속 조용하고 아늑한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화산마을 전망대 뒤로 군위댐이 보인다.
화산마을 전망대 뒤로 군위댐이 보인다.

인각사
인각사

공원에서 나와 면 소재지 쪽으로 가다 보면 길 가에 있는 사찰을 만나게 된다. 바로 일연 스님이 민족의 뿌리가 담긴 역사서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집필을 완성한 고찰 인각사이다.

전설 속 동물인 기린의 뿔 형상이 서린 곳에 터를 잡아 신라 선덕여왕 11년(642)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인각사지는 사적으로 지정되어 오랜 기간 동안 발굴과 연구를 하고 있다.

절 마당 한 쪽에 있는 일연 스님의 부도탑과 탑의 비문인 보각국사 정조지탑과 보각국사비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노모를 위해 이곳에 내려오기를 청했다는 일연의 효심은 입적한 후에도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침 해가 뜨면 이 탑에서 광채가 나와 인근에 있는 노모의 묘를 비췄다고 한다.

군위댐
군위댐
군위댐 운무
군위댐 운무

지방도 도로를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 큰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2010년 조성된 군위댐 건설로 생긴 군위호이다. 화산마을에서 본 전체 윤곽이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규모라 도로를 달리면서 한참 동안 호수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삼국유사면에는 색다른 산촌의 모습을 보여주는 석산리 산촌생태마을과 아미산과 방가산, 팔공산이 모여 있는 해발 600~800m에 자리잡은 본동과 유사골 등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의흥과 산성

팔공산 자락 의흥에는 삼국유사의 고장답게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구현해 만든 테마공원이 있다. 72만㎡ 부지에 조성해 지난 2020년 7월 개장한 삼국유사테마파크는 대구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 테마파크다.

삼국유사테마파크의 인기 시설 중 하나는 바로 해룡물놀이장과 해룡슬라이드일 것이다. 91m의 초급자용과 175m의 상급자용 코스로 나눠져 있는데 보기만 해도아찔해진다. 물에 젖지 않고 사계절 즐길 수 있도록 돼 있어 겨울철에도 인기 만점이다.

여름에 개장하는 해룡물놀이장은 테마파크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다. 여름철 이외에는 놀이터로 뛰어놀 수 있어 어린이들의 필수 코스이다.

이 밖에도 죽엽군수렵마당과 혜통미로, 국궁장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하루 나들이 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삼국유사태마파크 물놀이장
삼국유사태마파크 물놀이장

삼국유사테마파크 인근 산성면 화본리에는 50, 60대의 어린 시절 추억 공간이 있다. 옛 산성중학교에 꾸민 '엄마 아빠 어릴 적에'가 바로 그곳이다. 1960, 70년대 우리네 생활상을 엿보고 옛 정취를 느끼기에 좋다.

교실 난로 위에는 층층이 쌓인 직사각형 양은 도시락과 풍금이 있고, 복도에는 영화 포스터, 구멍가게, 만화책방, 이발소 등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노포들이 줄지어 있다.

지척에는 1930년대에 지어져 옛 간이역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화본역이 있다.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알려져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특히 증기기관차가 다닐 적 세운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급수탑은 금방이라도 동화 속 주인공이 나올 것 같다.

옛 산성중학교 '엄마 아빠 어렸을적에' 교실
옛 산성중학교 '엄마 아빠 어렸을적에' 교실

화본역
화본역

▶군위읍과 김수환 추기경, 우보면 미성리 '리틀포레스트'

군위읍 용대리에는 우리 시대의 큰 인물 중 한 분인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이 깃든 생가가 있다. 군위군에서는 김 추기경이 어린시절 살았던 생가를 복원하고 그의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것이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나눔공원'이다.

김 추기경의 일생과 현대사에 남긴 커다란 족적을 볼 수 있는 기념관 입구에는 따뜻한 추기경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동상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매일 미사가 열리는 경당과 옹기가마터, 산책로 등이 있어 신자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도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배울 수 있다.

김수환 추기경 생가
김수환 추기경 생가

조용한 시골 마을에 끊임없이 차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이 있다. 영화 '리틀포레스트'에 나온 주인공 혜원의 집으로 등장한 조그마한 집에는 영화 속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고 있는 것이다.

집 내부에는 영화 촬영 시 썼던 소품들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위천을 따라 난 길에서 자전거를 탈 수도 있고 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도 설치돼 찾아 오는 이들은 언제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옛 군위군청이자 군위관아 터에 만들어진 '사라온이야기마을'은 군위의 역사를 재현한 테마공원이다. 적라촌, 적라청, 적라골 등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옛 관아 본청과 검안소, 치안대의 모습과 서당과 주막, 성황골 점집, 동제당 등을 재현해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간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길 건너 적라골에는 장사진 붉은 요새와 전시장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있다. 다양한 주제로 펼쳐지는 행사들이 있고 명절에는 한복 착용 시 무료 입장 이벤트도 있어 인근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현장학습 체험단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곳이다.

이제 군위 투어를 마치기 앞서 군위 맛집을 둘러볼 시간. 군위에는 효령면 병수리 위천변에 있는 한우타운, 군위읍 일미정, 장원, 채미정 한정식과 닭백수 전문 연화식당, 민속한우 직영 민속한우식당, 돼지고기 주물럭 전문 명성식당 등이 각기 다른 맛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리틀포레스토 촬영지
리틀포레스토 촬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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