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공의 주 평균 102시간 근무…"수련 환경 개선으로 필수 의료 살려야"

외과(90.6시간), 신경외과(90시간), 안과(89.1시간) 등 주 80시간 이상 근무 허다
신현영 의원 연속 근무시간 낮추는 '전공의 과로방지법' 대표 발의

주요 전공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 연합뉴스

흉부외과를 비롯해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레지던트)들이 과중한 근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근무 환경이 필수의료 과목의 기피의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수련 환경 개선을 통한 필수의료를 살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전공의협의회로부터 받은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들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이었다.

과목별로는 흉부외과가 102.1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외과(90.6시간), 신경외과(90시간), 안과(89.1시간) 등이 뒤를 이었다. 1주일에 102시간 근무를 할 경우 주 5일인 경우 하루 20.4시간, 주 6일이어도 17시간 근무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전공의 1천9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주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을 넘긴 경우는 흉부외과, 외과, 신경외과, 안과 이외에도 인턴(87.8시간), 정형외과(86.8시간), 산부인과(84.7시간), 이비인후과(83.1시간) 등이 해당됐다.

현행법(전공의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전공의의 근무시간은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하면 안 된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최근 1년간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2%로 과반을 넘었다.

16시간 이상 연속으로 근무한 후에는 최소 10시간의 휴식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조사에서 '16시간 이상 근무 후 10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33.9%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과목별로는 안과(66.9%), 정형외과(66.2%), 흉부외과(63.2%), 신경외과(54.8%)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24시간이 넘는 연속근무를 1주일에 3일 이상 한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응답자의 16.2%였는데, 흉부외과는 42.1%에 달했다. 이어 신경외과(29.0%), 인턴(26.9%), 비뇨의학과(26.1%), 외과(24.0%) 등도 과중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신 의원은 현재 최대 36시간(응급 상황 시 40시간)으로 설정된 전공의 연속 수련 시간을 24시간(응급 상황 시 30시간)으로 낮추는 내용의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이날 대표 발의했다.

신 의원은 "외과 계열을 중심으로 전공의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강도 높은 업무로 인해 수련 과정 중 중도 포기자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인력난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인 만큼 이를 끊기 위한 근본적인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행 제도로는 전공의의 업무 과중, 과로를 예방할 수 없고, 장시간 연속 근무로 인해 환자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