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김기현 당 대표 첫 회동 "공통 공약 우선 추진" (종합)

김기현 대표 제안으로 성사 "국회 협치 운영 원리, 지키기 노력"
이재명 "국민들의 삶 개선에 시급한 것 우선 머리 맞대자"
김 대표 "기업 투자·경제 규제 완화" 제안…이 대표 "안전·생명 관한 규제는 강화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만나 민생 관련 법안이나 대선 공약 중 공통 공약 등에 대해서는 함께 추진하자고 뜻을 모았다.

김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이 대표의 SNS 글을 인용해 "(두 당이) 협력할 것은 확실한 게 협력하고, 민생 문제에 해결을 위해 당장 경쟁해보자, 그것이 우리 역할이 아니겠냐는 말씀에 100%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이란 원래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방향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 목표는 민생을 잘 챙기고 국민 행복하게 하고 나라 부강하게 하는 것"이라며 "민생 문제나 국가의 안전 같은 기본적인 문제는 함께 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이 대표님의 그동안의 행보를 통해서도 그렇게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 관련법에 이견이 있었지만, 3월 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결단에 대해 평가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민국 산업 기술이 전 세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보다 진일보한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치열하게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가 있는 것을 이번에 좀 더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 대표께서 해주시리라 믿는다"며 "저도 당 대표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회의 협치 운영 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한층 배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두 대표는 서로 쟁점이 덜하거나 대선에서 공통으로 공약한 정책은 처리를 앞당기자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 "쟁점 덜한 부분은 빨리 처리해 나가자"

김 대표는 "쟁점 법안이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조금 뒤로 미룬다 해도 쟁점이 덜한 부분은 빨리 법안을 처리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방분권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됐다며 "지방 살림을 살아본 입장에서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점에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30인 미만 사업장에 8시간 추가 연장 근로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취득세 중과제도 개선 등을 서둘러 해결해야 할 법안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그동안 당이 비상 체제로 있다 보니, 여야 간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격주로 한번이나 다양한 형태로 공개 혹은 비공개로 대화 채널을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화답해 이 대표는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지고 있어, 여야 입장을 떠나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어떤 것이 더 시급한지, 어떤 것이 더 유효한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또 수시로 머리를 맞대 개선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여당에서 제시하는 안건들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퇴행적이거나 또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된다"며 "국민들께서 정치인들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계셔서 결코 국민을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공통공약추진단' 제안 …"정치는 국민 존중·삶 개선하는 일꾼 역할"

이 대표는 이날 대선 때 여야 후보가 국민에게 약속한 공통 공약은 "국민적 합의이자 대국민 약속"이라고 본다며 "공통공약추진단을 구성하고 정책협의회도 만들어 입법할 것은 입법하고 정책으로 만들 것은 만들어 집행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국가 역량을 모으기 위한 여야 간 '범국가비상경제회의' 구성도 논의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정치가 대결이나 지배가 아니고 국민을 존중하면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충직한 일꾼의 역할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대표는 비공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조를 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2021년 당 대표 시절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봉고파직(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에 더해서 남극 쪽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귀양 보내 집에 가둠)'하도록 하겠다"고 공세를 편 것과 관련해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후보 시절 경쟁하던 것과 달리 당 대표가 되면 서로 지켜야 할 선도 있고, 소통하고 공감도 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 일로 논란을 벌일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 원내대표 시절 이 대표 향한 '봉고파직 위리안치' 언급에 양측 파안대소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 69시간 근로 시간 개편을 개선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하는 일의 종류에 따라서 탄력성이 없이 무작정 획일적으로 52시간 묵어 놓는 게 때로는 산업현장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총 근로 시간을 늘리는 것은 절대로 안 되지만, (근로 시간을) 어떻게 탄력적으로 조율할 거냐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회동 직후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기현 대표께서 기업 투자나 경제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에 이 대표는 불합리한 규제는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안전이나 생명에 관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번 회동에 대해 "김 대표가 여야의 지속적인 강경 대립, 대결로 인한 정치가 어려워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제안한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과거보다는 더 많은 여야 당 대표 간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면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비서실장, 안호영 수석대변인, 조정식 사무총장, 이 대표, 국민의힘 김 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비서실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면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비서실장, 안호영 수석대변인, 조정식 사무총장, 이 대표, 국민의힘 김 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비서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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