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사비 더 내놔라’ 포항 흥해 서희스타힐즈 공사 중단된 까닭은

조합 측 ‘설계도면 고의 누락에 계약서 독소조항으로 갑질’ 주장하며 강력 반발
‘전국 공사현장서 비슷한 사례 많아’ 법적 대응 및 국토부 민원제기 예고

흥해남옥지역주택조합원들이 포항 서희스타힐즈 건설 중단을 결정한 서희건설을 비난하며 지난 7일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합 제공
흥해남옥지역주택조합원들이 포항 서희스타힐즈 건설 중단을 결정한 서희건설을 비난하며 지난 7일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합 제공

경북 포항 흥해서희스타힐즈가 공사비 인상분 지급문제로 시공사인 서희건설과 시행사인 흥해남옥주택조합이 갈등을 벌이며 한 달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서희건설 측은 설계변경 및 자재 가격 인상분을 더해 약 150억원을 추가 청구하고 있으나 조합 측은 "처음부터 공사비를 부풀리려 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2015년부터 추진된 흥해서희스타힐즈(이하 스타힐즈)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성리 남옥지구에 956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이다.

2021년 5월 서희건설은 설계변경비와 물가 연동비를 합해 24억여원을 추가 청구했고, 이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던 중 지난해 10월 설계변경 33억원·물가연동비 161억원 등 추가 금액을 더욱 높여 조합에 청구했다.

이에 조합 측은 "더 줄 근거가 없지만 도리상 50억원가량은 줄 수 있다"고 맞서자 결국 서희건설은 최종 협의 금액 150억원을 제시하며 지난 1일 공사중지란 강경책을 펼쳤다.

양 측의 갈등이 깊어지자 포항시는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중재에 나섰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조합 측은 "서희건설이 사업계획승인인가 당시 일부러 설계도면을 간소화해 제출하도록 해 설계변경비를 부풀리고, '착공예정월 이내 실착공을 한 경우 준공 시까지 물가 상승률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도급계약을 역이용해 일부러 실착공 통지를 착공예정월 기한을 지나 신고하는 등 악질적인 행위를 벌였다"면서 집단 시위 및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다.

특히 서희건설이 전국의 공사현장에서 유사한 편법 행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관련 정황 증거 수집 후 국토교통부에 고발할 방침이다.

흥해남옥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처음부터 꼼수를 펼쳤다. 갑질행위를 보고만 있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희건설은 오랜 기간 조합 측이 설계변경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사업비 충당에 어려움이 발생해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시공사로서도 공사가 중단되면 극심한 손해가 발생한다. 주요공정인 철근 콘크리트 등 협력사의 공사중단 및 태업으로 공사 진행이 더 이상 불가능해져 참담한 심정"이라며 "부득이하게 설계변경을 요청했지만 조합이 무응답 혹은 시공사 부담으로 넘겼다. 수차례에 걸친 협상 노력에도 공사가 중단돼 유감이며 조합과 원만한 협상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힐즈의 공사 지연은 벌써 세 번째 발생한 일이다. 2015년 당시 공사비 1천287억원·분양율 80% 조건으로 사업약정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2017년 포항지진으로 분양율 63%에서 1차 지연된 바 있다.

이후 2018년 7월 사업계획승인인가를 받아 공사가 진행됐지만, 같은 해 12월 사업약정서 조건인 분양률 80%를 채우지 못해 다시 중단됐다.

이후 조합 측이 다른 건설업체를 알아보던 중 서희건설의 제안에 따라 공사비 1천394억원·분양률 70%로 새로 약정을 맺고 재추진됐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