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 '돈봉투' 의혹에 "깊이 사과" 고개 숙여…"송영길 귀국 요청"

당 의원 10~20명 거론되자 '역풍 우려' 해석
민주당, 주말동안 조사 여부 고심…실효성 있는 조사 어렵다 결론
권칠승 대변인 "송 전 대표, 귀국 요청이 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에게 귀국 후 수사에 응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수사기관의 수사를 바탕으로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대거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자, 역풍을 우려해 서둘러 고개를 숙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당 차원의 조사는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다며 보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고의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 규명과 사태 수습을 약속하면서, 우선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주말 동안 자체 조사 여부를 두고 고심했지만, 결국 수사 기관의 수사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자체 조사가 여러 가지 상황이나 여건상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 실효성 있는 성과를 내는 게 과연 가능한가라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규모도 규모고 사건의 성격상 수사권이 꼭 필요한 그런 내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16일 자금 조성 등 핵심 역할을 한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의 근거가 된 녹취를 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도 구속 상태로 당에서 접근할 수 없다. 여기에 현역 의원 20여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혐의가 확실치 않은 이들에게 물어봐야 나올 게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돈 봉투가 어디로 향했는지 (수사 기관도) 증빙이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 수사받도록 요청하는 게 당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가 조기 귀국해서 책임 있는 자세로 답하는 게,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당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전히 내년 총선을 앞둔 검찰의 기획 수사라는 의심은 거두지 않고 있다. 권 수석대변인은 "수사에는 협조할 방침이지만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는 수사를 전제로 한다"며 "수사 시점이나 방법, 언론 노출 방식에 당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