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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순연 배경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순연하고 대신 4·19혁명 기념식 행사에 참석한다. 지지율 하락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날 경우 중도층 외연확장이 더욱 요원해진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측은 18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이달 중은 어려울 것 같고, 이르면 5월 초로 일정을 다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김 대표는 19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을 예정이었다.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대구 동화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과 김 대표가 다음 주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도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의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을 방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과도 있겠지만, 공이 훨씬 많으신 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것이 주말 사이 집중적으로 부각되자 16일 오후 박 전 대통령 예방 순연을 전격 결정했다.

최근 리더십 위기에 봉착한 김 대표는 당 텃밭인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과 회동함으로써 보수층 결집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위해선 중도층 외연확장이 더 시급하다는 당내 우려가 잇따랐고 김 대표도 결국 이에 동의했다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국립4·19민주묘지에서 개최되는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장애인의 날(20일)에 하루 앞서 장애인 단체를 만나 지원 확대를 강조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경내를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경내를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홍준표 대구시장과 껄끄러운 관계가 김 대표의 대구 방문 연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 시장의 '안방' 격인 대구를 찾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홍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하며 두 사람 간 관계가 최악으로 흐른 것이 박 전 대통령 예방 순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아울러 유영하 변호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친박계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는 점도 김 대표의 대구행(行)을 주저하게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예방이 자칫 친박계 출마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중도층과 수도권 공략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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