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순연하고 대신 4·19혁명 기념식 행사에 참석한다. 지지율 하락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날 경우 중도층 외연확장이 더욱 요원해진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측은 18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이달 중은 어려울 것 같고, 이르면 5월 초로 일정을 다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김 대표는 19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을 예정이었다.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대구 동화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과 김 대표가 다음 주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도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의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을 방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과도 있겠지만, 공이 훨씬 많으신 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것이 주말 사이 집중적으로 부각되자 16일 오후 박 전 대통령 예방 순연을 전격 결정했다.
최근 리더십 위기에 봉착한 김 대표는 당 텃밭인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과 회동함으로써 보수층 결집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위해선 중도층 외연확장이 더 시급하다는 당내 우려가 잇따랐고 김 대표도 결국 이에 동의했다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국립4·19민주묘지에서 개최되는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장애인의 날(20일)에 하루 앞서 장애인 단체를 만나 지원 확대를 강조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홍준표 대구시장과 껄끄러운 관계가 김 대표의 대구 방문 연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 시장의 '안방' 격인 대구를 찾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홍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하며 두 사람 간 관계가 최악으로 흐른 것이 박 전 대통령 예방 순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아울러 유영하 변호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친박계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는 점도 김 대표의 대구행(行)을 주저하게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예방이 자칫 친박계 출마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중도층과 수도권 공략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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