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 "조명 사용 맞는데? 나도 고발해라"…'檢 송치' 장경태 맞장구

회의서 영상 보며 "육안으로도·상식적으로도 조명 사용 맞다…경찰, 엉터리수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이 제시한 김건희 여사 조명 사용 의혹 동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이 제시한 김건희 여사 조명 사용 의혹 동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김건희 여사 조명 사진'의혹을 제기했다가 대통령실에 고발당한 뒤 검찰로 넘겨진 장경태 최고위원을 두둔하며 "제가 봐도 조명 같은데 저도 고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최고위원이 문제삼았던 '김건희 여사 조명 사진 의혹' 관련 영상을 살펴보면서 "육안으로 봐도, 상식적으로 봐도 조명을 사용한 게 맞는 것 같다. 조명을 쓴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 심장병 환아 집 방문 당시 찍힌 사진을 두고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김 여사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실은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장 최고위원을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촬영을 위해 조명을 사용했다'는 장 의원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리고, 장 최고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촬영 사진과 영상, 전문가 감정 결과와 다수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촬영을 위한 조명은 설치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관련 외신이나 사진 전문가 분석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주 장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장 최고위원은 '조명을 사용한 게 맞다'고 거듭 주장하며 반박에 나섰다.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의 조명 논란 관련 영상을 보여주며 "이처럼 그림자가 아른거려도 대통령실은 '조명이 없었다'며 나를 고소했다"며 "핵심은 '빈곤 포르노'란 가치판단인데 조명 썼는지 안 썼는지가 명예훼손인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전문가 판단을 인용하고 판단을 위한 자료를 요구해 왔다. 객관적 자료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며 "대통령실은 사진과 영상 수행 인력, 장비 등 객관적 자료를 공개하고 국민에 판단을 맡겨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송치한 경찰 수사 결과를 두고는 "객관적 자료와 증거 없이 송치를 결정한 '답정너'식 경찰 수사에 엄중히 항의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의 막바지에 영상을 다시 시청한 뒤 장 최고위원 주장에 맞장구쳤다. 장 최고위원이 영상을 틀며 "대통령실 해명은 '전등만 사용했다'는 것인데, (영상에) 전등으로 보여줄 수 없는 효과가 나온다. 전문가 (판단을) 인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을 하기 앞서서 육안으로도,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조명을 사용한 게 맞는 것 같다"며 장 최고위원을 감쌌다.

이 대표는 "장 최고위원이 마땅히 해야 할 문제 제기를 했다고 해서 고발당한 것도 기막힌 일이지만, 경찰의 엉터리 수사로 기소 의견 송치됐다는 게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국가권력을 사적인 정치보복에 사용한다면 심각한 문제인데, 앞으로 이 문제는 대한민국 경찰이 과연 공정한 국가권력으로 제대로 기능하는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