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스팔트 공사, 사진만 보고 준공 처리…감사원, 대구 서구 공무원 징계 요구

발주 현장서 부실 시공 적발…두께 기준치 이하 무더기 확인
2018~2022년 15건 공사 발주 …연관된 업체 12곳, 전체 공사비는 101억원
서구청 "전수 조사 후 조치"

감사원 전경. 연합뉴스DB
감사원 전경. 연합뉴스DB

대구 서구에서 벌어진 아스팔트 공사에서 부실시공 정황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담당 공무원들은 시험성적을 제출받지 않은 채 현장 사진만 보고 준공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0일 대구시 등에 서구청이 발주한 아스팔트 공사 준공 업무를 담당한 4명을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18일까지 15일 동안 서구청 등을 대상으로 정기감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서구청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주한 15건의 노후 아스팔트 포장공사에서 부실시공이 확인됐다. 연관된 업체는 12개, 전체 공사비는 101억5천100만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서구청이 발주한 아스팔트 공사 15건 가운데 9건을 무작위로 선정하고 각 공사 현장에서 110개의 샘플을 채취해 두께 등 적정 시공을 검사했다. 그 결과 절반 이상인 65개(59.11%)가 시공 기준(5cm)보다 얇게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이뤄진 공사의 부실 비율이 80%로 가장 높았다. 감사원이 샘플로 채취한 20개 가운데 16건이 부실시공이었다. 나머지는 2018년 66.7%, 2021년 59.5%, 2020년 54.2%, 2019년 16.7% 순이었다. 또 다른 준공 기준인 다짐 밀도는 필요한 기준 밀도를 시공 전에 정하지 않아 검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로 방치됐다.

감사원은 당시 업무 담당자들의 태만한 준공 처리가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담당자들과 결재권자들은 품질관리 시험성적은 누락하고 시공 전후 사진만 첨부한 준공완료 보고서만 보고 막연하게 잘 시공했을 것이라고 임의로 판단했다.

감사원은 "아스팔트 두께와 밀도가 부실 시공되면 공사 구간이 변형되거나 포트홀이 발생하는 취약 구간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부실시공 현장에 대해서도 재시공 또는 보완시공하라고 명령했다. 관계된 업체들에게 벌점을 부과하는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덧붙였다. 계약금액 환수 같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은 업무 과중과 미숙으로 일어난 일이며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서구청은 최근 5년간 발주한 공사에 대해 전수 조사하고 필요하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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