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들 어쩌나…" 609명 기사시험 답안지 채점도 못하고 파쇄

공단 측 사과…응시자에 재시험 편의 제공 및 추가 보상안 검토

파쇄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서울의 한 고사장에서 치러진 정기 기사·산업 기사 시험 답안지 609건이 산업인력공단의 실수로 채점도 하기 전에 파쇄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산업인력공단은 수험생들에게 재응시 기회와 비용을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각종 불만부터 관리 주체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연수중학교에서 시행된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의 필답형 답안지가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지역 시험장이었던 이곳 연수중에서는 건설기계설비기사 등 61개 종목의 수험자 609명이 시험을 쳤다. 시험이 끝난 뒤에 답안지는 포대에 담긴 채로 공단 서울서부지사로 보내졌다.

하지만 인수인계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해 연수중에서 온 포대는 공단 채점센터로 옮겨지지 않고 파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609명의 응시자는 해당 내용을 모른 채 시험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단은 응시자 609명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과하고 후속 대책을 설명한다는 입장이다.

먼저 공단 측은 수험자의 시험 응시 등 자격 활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내달 1일부터 4일 추가시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만약 해당 기간에 시험을 볼 수 없는 수험자들은 같은 달 24~25일에 치를 수 있다.

공단은 또 이들에게 1일 교통비를 포함한 추가시험 소요 비용과 정기 검정(기사 2회) 수수료도 면제해줄 계획이다. 아울러 추가 보상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인력공단은 책임자 또한 엄중하게 문책하고 국가 기술자격검정 시햄 프로세스 전반을 재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어수봉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공단이 자격검정 관리를 소홀하게 운영했다. 피해를 본 시험 응시자 여러분과 국민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겪으며 단순 미세조정이나 형식적 퍼포먼스 등으로는 혁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기게 됐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탄탄히 신뢰를 쌓아 올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아 공정하고 신뢰받는 공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