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겁에 질려 가만히?…女승무원 활짝 열린 비상문 온몸으로 막았다

위험천만 상황 속 안전바 설치까지…"2~3분 정도 비상구 막아"
한 승객 사실과 다른 인터뷰 논란…당시 사진 공개 거짓으로 밝혀져
아시아나항공, 피해 접수 시작…의료비 제공 등 지원책

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연합뉴스

겁에 질려 가만히 앉아있던 승무원은 없었다. 아시아나 여객기 비상문 강제 개방 사고 당시 한 승무원이 온몸으로 비상문을 막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한 언론이 지난 28일 보도한 사진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승무원이 비상문 출입구를 양팔로 막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여자 승무원은 열려있는 비상구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출입구를 막고 있었다.

지난 26일 오후 12시35분쯤,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타고 있던 이모(33) 씨가 약 213m(700피트) 상공에서 비상구 출입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 194명이 공포에 시달렸고, 제주지역 초·중학생 등 12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였다.

사건 직후 터진 승무원들의 '무대응 논란'도 이번 사진 공개로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앞서 한 승객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냥 자포자기 상태"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고, 이에 승무원들을 향한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29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해당 승무원은 여객기 착륙 이후 밖으로 뛰어내리려던 이 씨를 다른 승무원을 비롯한 승객들과 함께 제압한 뒤, 비상구에 안전바를 설치하고 온몸으로 승객들의 안전을 지켰다. 여객기가 비상문을 연 채 활주로를 달리고 있어 자칫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당 승무원이) 약 2~3분 정도 비상구를 막아섰던 것으로 추정된다. 업무 매뉴얼대로 기체가 게이트에 멈춰 설 때까지 계속했던 것 같다"며 "본인의 신상이 외부에 공개되길 원치 않는 것으로 안다. 현재는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던 모든 승무원이 안정을 취하기 위해 휴식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28일 대구국제공항 1층 카운터에 상시 운영 중인 '항공기 이용 피해구제 접수처'에서 '비상 출입문 열림 사고' 피해 접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구제 절차에 들어갔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 구제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접수된 피해 내용을 토대로 사고를 겪은 승객들에게 의료비 제공을 비롯한 지원책을 최대한 마련한다는 게 아시아나항공 측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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