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26) 소백산…구름도 잠시 쉬어간다

천년고찰 부석사 보고 죽계구곡 거닐고…무더위 씻어줄 영남의 주산

철쭉이 만개한 소백산. 영주시 제공
철쭉이 만개한 소백산. 영주시 제공

소백산국립공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산이자 영남의 주산이다. 사시사철 옷을 갈아 입는 신비의 숲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봄에는 연분홍 철쭉 물결, 여름에는 녹음과 시원한 계곡, 가을에는 만산홍엽의 단풍, 겨울이면 백색의 향연이 펼친다. 그래서 소백산은 어느 계절이 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천년고찰, 기암괴석, 계곡, 폭포, 야영장 등이 들어선 소백산은 MZ 세대는 물론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힐링 공간이다.

◆소백산 국립공원

한반도의 중심에 우뚝 솟은 소백산은 백두대간의 장대함과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이다. 소백산은 태백산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소백산맥의 중심 산이다. 경북 영주 분지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영남의 주산이기도 하다. 1987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소백산은 면적 320.5㎢로 경상북도 영주시·봉화군, 충청북도 단양군에 걸쳐져 있다.

최고봉인 비로봉(1,439m)과 국망봉(1,421m), 연화봉(1,394m)은 제2연화봉(1,357m)과 도솔봉(1,314m)·신선봉(1,389m)·형제봉(1,177m)·묘적봉(1,148m) 등 고산준령을 거느리고 있다.

철쭉꽃이 만개한 소백산 연화봉에 국내 최대 우주관측소인 국립천문대가 들어서 있다. 영주시 제공
철쭉꽃이 만개한 소백산 연화봉에 국내 최대 우주관측소인 국립천문대가 들어서 있다. 영주시 제공

예부터 소백산은 산삼과 약초가 많이 자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식물은 낙엽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철쭉 등 관다발식물 1천여 종, 동물은 멧돼지 등 1천700여 종이 분포한다.

주봉인 비로봉은 수많은 야생화와 희귀식물인 에델바이스(외솜다리)가 자생하고 있고 주목(천연기념물 244호)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장관이다.

공원에는 4곳의 탐방지원센터가 있고 연화봉 대피소와 주차장, 야영장 등이 설치돼 있을뿐 아니라 등산하기 좋은 탐방코스(초암사 코스, 삼가동 코스, 희방사 코스, 죽령 코스, 여의곡 코스, 천동계곡 코스, 도솔봉 코스) 7개가 마련돼 있다. 제2연화봉 기슭에는 국내 최대의 우주관측소인 국립천문대가 들어서 있어 별을 찾는 동호인들에게는 천국이다.

김우교(45) 보도지원팀장 "소백산은 영남의 진산이다. 산도 얼굴이 있고 뒤통수가 있듯 소백산의 역사와 문화는 영남의 문화유산이다"며 "소백산은 경북과 충북을 갈라 놓은 행정구역 상의 경계지만, 역사적으로 인적 물적 교류를 잇는 교역로 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석사. 영주시 제공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석사. 영주시 제공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석사

한국의 전통산사에 포함돼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석사는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화엄사상의 근본 도량이자 소백산을 대표하는 천년고찰이다.

영주 부석면 소백산과 태백산 지간 봉황산 중턱에 위치한 부석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다.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 2월에 의상(義湘)이 왕명을 받들어 창건한 화엄종의 중심 사찰이다. 사찰에는 국보 제17호인 무량수전 앞 석등과 국보 제45호인 소조여래좌상, 국보 제46호인 조사당벽화, 보물 제249호인 삼층석탑, 보물 제255호인 당간지주, 보물 제735호인 고려각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7호인 원융국사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무량수전 앞의 석등은 균형미에 장식미를 더해 뺄 것도 보탤 것도 없는 아름다운 석등이다. 절 초입에는 당간지주가 있고 무량수전 마당 동쪽에는 균형미를 갖춘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부석사 일주문을 오르는 길은 가을이면 노란 은행 단풍이 물들어 장관이다. 마치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단산면에서 부석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은행나무 길은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명품길로도 유명하다.

희방폭포
희방폭포

◆천년고찰 희방사와 희방폭포

소백산이 품은 희방사는 신라선덕 여왕 643년 두운 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절 입구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림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경내에는 희방사 동종과 월인석보 책판이 보존돼 있다.

월인석보는 수양대군이 세종의 명을 받들어 석가세존의 일대기를 국문으로 엮은 석보상절과 세종이 석보상절을 보고 석가세존의 공덕을 찬송해 지은 노래 월인천강지곡을 합친 책으로 국어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이용된다.

절 바로 밑에는 영남 제1의 높이 28m의 희방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폭포가 떨어지는 계곡에는 커다란 바윗덩어리와 숲이 펼쳐진다.

희방폭포는 소백산의 영봉 중 하나인 연화봉(1,383m)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희방계곡을 타고 내려오면서 요란한 굉음과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직 암벽을 타고 떨어진다.

조선 전기의 학자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은 '천혜몽유처(天惠夢遊處)' 즉 하늘이 내려준 '꿈에서 노니는 듯한 풍경'이라고 평했다.

희방사 대웅전. 영주시 제공
희방사 대웅전. 영주시 제공

◆연분홍 꽃물결

소백산의 백미는 국망봉~비로봉~연화봉으로 이어지는 철쭉의 레이스이다. 연화봉에서 비로봉을 잇는 10리 길은 '하늘 길'이며 연분홍실 꽃자수가 스카이라인을 펼치는 '천상화원'이다.

소백산 철쭉은 인위적 조림이 아닌 자연스럽게 형성된 소담스런 군락이다. 산꾼들은 '수줍은 새색시의 볼' 이라고 표현한다. 비로봉 정상 북서쪽 사면에는 수령 수백년 된 주목 수천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철쭉과 어울어진 주목은 장관이다.

영주시는 매년 철쭉이 만개하는 5월말 쯤 소백산을 배경으로 철쭉축제를 마련한다. 올해는 영주시 서천과 소백산을 중심으로 축제를 확대했다.

올해 철쭉행사는 소백산 정상에서 클래식 피아노 공연 '비바, 클래식 with 영주 소백산'이 상시공연으로 펼쳐졌고 서천둔치에서는 철쭉버스킹과 축하공연, 철쭉 무비극장, 열기구 체험, 문보트 체험, 클라이밍&어드벤처 체험, 플라워 포토존, 영주사과 나눔 이벤트, 희망캠페인 팔찌만들기, 알까기 대결, 국궁체험, 철쭉 반지만들기 체험 행사 등이 마련돼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했다. 또 열기구 체험과 소백산 죽령 고갯마루에서 펼쳐진 죽령장승제는 방문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죽계구곡. 영주시 제공
죽계구곡. 영주시 제공

◆죽계구곡

소백산의 물줄기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강이다. 인간의 삶과 문명을 잉태해왔다. 경북 북부지역의 젖줄이자, 낙동강의 지류이다.

때로는 평온한 모습으로 때로는 성난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물은 눈이 시리도록 깨끗하다.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발휘하며 변함없이 흘러왔다.

소백산 국망봉과 비로봉 사이에서 발원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이수지합(二水之合)의 물줄기는 풍요의 땅 순흥을 지나 영주 서천으로 흘러든다.

죽계구곡의 비경은 옛 선현들도 감탄했다. 퇴계 이황은 이 계곡의 구비(9곡)마다 이름을 짓고 그 절경을 노래했다. 1곡은 백운동 취한대, 2곡은 금성반석, 3곡은 백우담, 4곡은 이화동, 5곡은 목욕담, 6곡은 청련동애, 7곡은 용추비폭, 8곡은 금당반석, 9곡은 중봉합류라 하고 죽계구곡이라 명명했다. 계곡을 따라 의상대사가 676년에 창건한 초암사와 성혈사도 자리하고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