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우정 기자의 골린이 탈출기] <6·끝> 첫 필드 ‘백팔번뇌' 설레임 평생 못잊어

안동 리버힐 CC 첫 필드행, 복장도 준비과정도 즐거워
스크린 연습과는 달라, 필드 매너와 규정 및 안전 철저

기자가 처음으로 머리를 올린 안동 리버힐CC에서 세컨샷을 준비하고 있다. 유부상 프로 제공
기자가 처음으로 머리를 올린 안동 리버힐CC에서 세컨샷을 준비하고 있다. 유부상 프로 제공

골프채를 잡고 연습을 이어온 지 어느덧 반년 가까이 됐다. 실내와 파3 골프장에서 7번 아이언, 드라이브, 어프로치, 퍼팅 연습을 이어오던 중 슬슬 필드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드디어 대망의 첫 필드행이 결정됐다.

막연히 실내에서 자세를 잡던 연습을 하다 드디어 실전에 나서보게 된 것이다.

처음 어설픈 자세로 채를 휘두르며 공을 쳐내기도 어려웠는 데 이제는 제법 그럴듯한 자세로 스크린골프장에서 공을 앞으로 날려보내게 돼 자신감도 붙었다.

주위에선 첫 필드를 나가게 되면 공을 띄워서 앞으로만 보내도 성공이라고 격려(?)를 보내줬다. 스크린 연습장에서만 공을 치다 필드나가면 공을 하나도 못 맞출거라며 우려섞인 시선으로 놀리는 지인들도 많았다. 그래도 모두 하나같이 '첫 머리 올린 날'은 당시의 순간, 분위기, 기분을 평생 잊지 못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늘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위주로 하던 연습도 필드를 나가기 위한 연습으로 방법을 바꿨다. 공은 맞출 수 있다지만 스크린과 필드는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멀리 보내는 연습보다는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법과 자세 교정에 공을 들였다.

우선 어느 스포츠든 경기에 걸맞는 착장(복장)을 갖춰야한다. 처음이다보니 최대한 무난하고 정석적인 착장을 맞추기 위해 지인의 도움을 받아 아울렛을 방문했다. 처음엔 골프 브랜드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에 놀랐다. 가장 중요한 골프웨어와 골프화, 골프 모자 등을 구입했다. 가장 무난한 것은 검정색 바지에 흰색 허리띠를 추천받았다. 여기에 골프 '티'와 처음 필드가는 것인만큼 골프공은 로스트볼로 30개를 준비했다. 30개로도 부족할텐데라는 지인의 말을 뒤로하고 우선 첫 머리를 올리기 위한 무장은 모두 갖췄다. 첫 필드 나갈때 캐디에게 잘 부탁한다는 '팁'도 미리 준비했다.

필드에서 자세를 교정받고 있다. 사실상 필드에서는 자세 교정이나 연습은 어렵다. 많은 편의를 받았다. 유부상 프로 제공
필드에서 자세를 교정받고 있다. 사실상 필드에서는 자세 교정이나 연습은 어렵다. 많은 편의를 받았다. 유부상 프로 제공

필드를 나가기 전 유부상(북구 매천동 챔피언스크린)프로에게 기본 매너와 다시 안전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골프장에는 준비과정을 위해 30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혼자 치는 것이 아니고 시간대별로 예약자들이 있기에 기본 매너다. 예를 들어 8시 티오프라면 1번홀 티박스에서 마지막 플레이어가 공을 치고 이동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된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을 치는 플레이어 직 후방에는 결코 서 있어서는 안된다. 또 세컨샷을 위해 이동할 때도 가장 그린에서 멀리있는 공 선상 앞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OB가 났을때 공을 찾기위해 무리하게 풀숲을 들어가서는 안되고 항상 강조하는 '볼' 이라는 소리가나면 머리를 감싸고 머리를 보호해야한다. 그린에서는 홀컵에서 상대방의 라인을 밟지않도록 하고 무엇보다 즐거운 골프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공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교육과 연습, 준비물도 모두 갖추고 D-데이가 됐다. 나의 첫 필드는 안동 리버힐CC. 이른 아침에 긴장감 속에 골프장을 도착했다. 옷을 갈아입고 준비운동을 마치고 카트에 몸을 싣고 드디어 필드에 나섰다. 첫 드라이브 샷, 떨리지만 심호흡을 하고 날렸다. 쭉 뻗진 않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보냈다. 세컨샷도 탑볼로 떼구르 구르긴했지만 그래도 그린에 더 가까이 갔다. 어프로치 샷 이후 퍼팅까지, 사실 첫 3홀까지는 긴장도 되고 부담도 커서 정신없이 채만 휘둘렀다. 올바른 자세나 그런 부분들을 떠올릴 겨를도 없었다. 그래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연습을 하며 무의식중에도 정확한 자세로 치기 위해 휘두르는 자세를 몸에 새겨넣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처음으로 홀에 공을 넣는 것을 성공했다. 공이 홀에 빠지는
처음으로 홀에 공을 넣는 것을 성공했다. 공이 홀에 빠지는 '땡그랑' 소리가 경쾌했다. 유부상 프로 제공

워터해저드에 공도 빠뜨려보고 정말 준비해간 공이 모자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공도 많이 잃어버리기도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신없이 9홀을 돌고 그늘집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후반에 나섰을 때 그때 비로소 골프장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한결 긴장도 풀리고 해 조금씩 내 페이스를 찾을 수있었다. 나의 첫 필드 성적은 108타. 물론 보정을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18홀까지 룰을 지키고, 배운대로 스윙 자세를 유지하면서 무사히 잘 마쳤다는데 의미를 두기로했다.

더불어 '백돌이(100타)가 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를 깨달았다. 다음에는 더 잘하고픈 욕심도 들었다. 좌충우돌로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첫 필드 경험이지만 18홀 정규 홀 코스 잔디를 처음 밟아보는 첫 느낌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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