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보건대 절주 서포터즈 '계영배'…"한 병 덜 마시고 더 오래 삽시다"

"술 거나하게 마시는 건 별로"…음주 문화 개선 돕고 싶어 시작
활동한 지 두 달 지역사회로 확장
대구지역 큰 이벤트 있는 곳 찾아…절주 문화 알리기 캠페인도 준비

대구보건대 절주서포터즈
대구보건대 절주서포터즈 '계영배' 팀원들이 절주 문화를 알리는 유인물을 통해 절주 문화를 알리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박주영, 김두찬 씨, 앞줄 왼쪽부터 박수녕, 곽신애, 신은소 씨. 팀원 중 한 명인 김민서 씨는 개인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이화섭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마스크 착용까지 규제가 풀리다시피 하면서 늘어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술자리다. 술이라는 것이 적당히만 마신다면야 사회 생활의 윤활유가 된다지만 늘 과하게 마시다보니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요즘 대학가에서 술을 적당히 마시고, 되도록 적게 마시자는 취지의 '절주 운동'을 펼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대구보건대 절주서포터즈 '계영배' 또한 이런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 중 하나다.

팀장인 신은소(19, 사회복지학과 1) 씨를 필두로 박수녕(23, 사회복지학과 2), 곽신애(26, 사회복지학과 1), 박주영(사회복지학과 1), 김두찬(19, 사회복지학과 1), 김민서(19, 사회복지학과 1) 씨가 함께하고 있는 '계영배' 팀은 지난 5월 구성돼 절주 관련 운동을 펼치고 있다. 술이 가득차면 오히려 술이 빠져나가버리는 잔인 계영배가 술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는 팀의 취지와 맞아들어간다고 생각해 팀 이름도 '계영배'로 지었다.

절주서포터즈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니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시선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답이 나왔다.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취약계층에 놓인 분들을 많이 보게 됐는데, 그 분들 중 알코올 중독에 빠진 분들이 많았어요.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면서 이 분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보니 절주서포터즈 활동을 봤고, 음주 문화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곽신애)

"사회복지사에도 여러 분야가 있다는 걸 배우면서 알게 됐는데 그 중 정신건강사회복지사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중에 알코올 중독 분야를 좀 더 고민해 보게 됐어요. 미래에 대한 준비 중 하나로 절주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해 배움과 체험의 폭을 넓혀보기로 했죠"(김두찬)

지난달 18일 대구보건대 절주서포터즈
지난달 18일 대구보건대 절주서포터즈 '계영배' 팀이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떡볶이 페스티벌에서 활동한 모습. '계영배' 제공

이들이 모여 활동한 지는 이제 두 달째이지만 활동범위는 이미 학교를 넘어 대구 북구지역에까지 이르고 있다. 학교 내 '치킨페스티벌'과 '달빛시네마' 행사 등에서 학생들에게 '절주'로 2행시 짓기 이벤트도 열었고, 지난달 17, 18일에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렸던 떡볶이페스티벌에서 '블랙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통해 과음의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다. '계영배' 팀원들은 홍보를 통해 점점 인식이 나아지는 모습을 확인해는 중이라고 말했다.

"매일 소주 2병씩 '혼술'을 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소위 '필름이 끊기는' 경험을 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었는데 제가 절주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배운 지식으로 '그러다가 알코올성 치매가 올 수 있다'며 걱정하며 술을 좀 줄여보라고 이야기했거든요. 그렇게 설득하니까 많이 줄여서 지금은 맥주 한두 캔 정도로 마신다고 해요. 그 땐 뿌듯했어요."(박주영)

이들은 절주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요즘 젊은이들의 술 문화에서 '술을 강요하는 부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걱정하게 됐다고 말한다.

"절주서포터즈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술 게임이 과음을 부른다'는 것이었어요. 술 게임 하다보면 이런저런 핑계로 술을 '먹이게' 만들거든요. 또 술 게임을 하다보면 또 걸리는 사람만 걸려서 그 사람만 과음하게 되기도 해요. 그렇게 술을 마시다보면 우리가 술자리를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기도 해요. 저도 술을 안 마시지는 않지만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하는 거지 술 게임으로 술을 거나하게 마시는 건 별로라고 생각해요."(신은소)

'계영배' 팀은 여름에 대구 지역에 큰 이벤트가 열리는 곳이면 절주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 계영배 계정(@chicken_.0_beer)을 통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알리고 있다. 독자들에게 절주를 권하는 한 마디로 '계영배' 팀은 다음과 같이 외쳤다.

"한 병 덜 마시고 생명연장! 한 병 덜 마시고 더 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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