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삽으로 파고 수레로 나르고'…보상문제로 산사태 실종자 수색 난항

보상, 재산손괴 문제로 중장비 이용 어려워
수색 작업이 더딜수록 복구도 느려져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이 산사태로 인해 토사로 뒤덮인 가운데 이번 사고로 실종된 부인을 찾던 이재범 씨가 오열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이 산사태로 인해 토사로 뒤덮인 가운데 이번 사고로 실종된 부인을 찾던 이재범 씨가 오열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는 산사태 피해 가구들의 보상문제로 실종자 수색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색의 속도를 내려면 중장비를 투입, 토사가 쌓인 건물들을 걷어내야 하는데, 보상문제로 건물 자체를 손 델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벌방리 마을. 이곳은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 아직 2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소방과 경찰, 군부대 등 많은 인력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작업은 더디다.

중장비를 이용해 토사가 무너진 건물을 걷어내야 하지만, 개인 사유의 건물을 훼손할 경우 보상이나 재산손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색자들이 돌덩이를 옮기고, 삽과 수레 등으로 흙 등을 치워가며 작업하고 있다.

실종된 아내를 찾고 있는 이재범(62) 씨는 "산사태로 토사가 쌓인 집들의 마당 창고를 중장비로 뜯어 내고 수색을 진행해야 작업에 속도가 붙는데 보상문제로 뜯어낼 수가 없다고 한다"며 "행정당국이 보상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빠르게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꼭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구조당국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재난안전본부에서 지휘하는 수색, 구조, 구난과 별개로 관련한 보상문제는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천군 관계자는 "보상문제로 수색 작업의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고, 재난안전본부과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 재난안전본부는 관계자는 "현재도 실종자 수색과 구조, 구난을 우선순위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장에서의 겪고 있는 수색 작업의 문제점을 현장 별로 빠르게 파악해 조금 더 속도감 있게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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