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원자 스파이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펴냄

최근 원자폭탄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러시아 푸틴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시로 '핵무기'를 언급하며 서방을 겁박하고 북한 또한 핵무기를 단골 메뉴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물리학자로, 세계 첫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과연 인류 최악의 발명품인 핵무기를 어떻게 그릴지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책은 핵무기와 관련한 또다른 역사 비화를 다루고 있다. 일반인들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막기 위해 조직된 '알소스 부대'의 활동을 추적하고 있다. 이 부대는 2차세계대전 당시 활동한 과학자와 스파이들로 구성된 특수 부대인데, 부대원 중에는 의외로 인물들이 적잖다.

가령 ▷미국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에서 스파이로 변신한 '모 버그' ▷훗날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의 형 '조 케네디 주니어' ▷마리 퀴리의 딸 '이렌 졸리오-퀴리' 등 노벨상 수상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

2차대전 당시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국은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손에 넣어서 런던과 뉴욕이 잿더미가 될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때문에 연합국은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계획을 실행함과 동시에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방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한다. 부대원들은 국제 첩보전의 어두운 세계로 뛰어들어 인류사에서 가장 어두운 역사의 물결을 되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 책은 딱딱한 역사적 사실에 그치지 않고 2차대전에 활약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내면 심리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한 권의 스파이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또한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 등 40여 장의 사진과 도판, 과학적 내용을 해설하는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독자들의 흥미와 이해를 돕는다. 594쪽, 2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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