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주일 넘긴 집중호우에 경북 문화재 48개 '침수·훼손' 몸살

국가민속문화재 '하회마을' 가옥 7채 담장 파손
국보 '부석사' 토사 유실, 명승 '선몽대·회룡포' 일대 침수
집중호우 피해 유독 컸던 예천과 봉화, 영주, 안동…문화재 피해도 ↑

배수 불량으로 지반 일부가 침하한 국가민속유산
배수 불량으로 지반 일부가 침하한 국가민속유산 '봉화 서설당 고택' 피해 모습. 연합뉴스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경북 내 국가유산(문화재) 48곳이 침수, 훼손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당국은 복구와 추가 피해 방지에 나설 방침이다.

20일 문화재청 '장마철 국가유산 피해 조치현황'을 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국내 국가지정유산(기존 국가지정문화재) 피해는 모두 50건 발생했다.

지정 유형별로는 ▷국보 1건 ▷보물 3건 ▷사적 20건 ▷천기 7건 ▷명승 7건 ▷국민 10건 ▷등록 2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 8건, 충남 7건, 전북 5건 등 순이었다.

천연기념물과 명승 경우 나뭇가지 부러짐, 석축 붕괴, 수목전도, 낙석, 보호각 지붕 탈락, 침수 등 피해가 주를 이뤘다.

사적은 석축 붕괴, 사찰 내 기와 탈락 및 담장 붕괴, 수목 쓰러짐, 토사유실, 침수 등 피해를 입었다. 건축물과 기타 주변시설도 담장과 대문채가 붕괴되거나 법면 유실, 누수 등에 처했다.

집중 호우로 인해 진입로 다리에 안전띠를 설치한 명승
집중 호우로 인해 진입로 다리에 안전띠를 설치한 명승 '예천 초간정 원림' 주변 피해 모습. 연합뉴스

경북도에 따르면 도지정유산(기존 도지정문화재) 피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48건으로 늘었다. 국가유산 23건, 도 지정 문화재 25건이다.

국가민속유산 하회마을은 가옥 7채 담장이 파손되고 토사가 유실됐다. 국보인 영주 부석사에서는 조사당 옆 취현암 주변 토사가 유실됐고, 명승인 예천 선몽대와 회룡포는 내성천이 범람하면서 일대가 침수됐다.

조선시대 주택 형태를 보존해 국가민속유산으로 지정된 봉화 만회고택은 가옥 주변 산사태로 담장 주변에 흙더미가 밀려 들어 현재 출입을 통제하고 복구하고 있다.

봉화 쌍벽당 종택과 만산고택은 지붕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서설당 고택은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반 일부가 침하했다.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예천에서는 국가유산 피해도 10건이나 발생했다.

선조들의 자연관을 보여주는 명승 초간정 원림 일대는 토사가 유실되고 담장 기와와 교량 난간대가 비로 인해 일부 훼손됐다.

소나무 수백그루가 울창하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뤘던 천연기념물 예천 금당실 송림에서는 비로 나무가 넘어져 일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집중호우가 심했던 봉화, 영주, 안동을 중심으로 특히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문화재청과 경북도는 추가 피해를 막고자 각 국가유산 일대 일반인 출입을 임시 통제하고 정비 및 복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전날부터 관련법 개정을 통해 기존 '문화재' 표현을 '국가유산'으로 바꿔 부른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래 변화된 문화재 정책 환경을 반영하고 유네스코 등 국제기준에 맞는 국가유산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5월 '국가유산기본법'을 제정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향후 기관명도 '국가유산청'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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