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순직 해병대원, 시험관 시술로 10년 만에 얻은 외아들이었다

유족 "지난 3월 입대하고 100일 신병 휴가도 못나가"

해병대 20일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서 故 채수근 상병 분향소가 마련됐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채 상병 유가족이 분향소에 걸린 고인 정보와 영정을 보고 오열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해병대 20일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서 故 채수근 상병 분향소가 마련됐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채 상병 유가족이 분향소에 걸린 고인 정보와 영정을 보고 오열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시험관 시술 몇번 실패하고 10년 만에 얻은 유일한 자식이다. 이게 무슨 끔찍한 일인가요…"

경북 예천군 폭우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사망한 채로 발견된 해병대원이 시험관 시술로 낳은 외아들이라는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일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다 숨진 고 채수근 일병의 외삼촌은 "엄마와 아빠 뜻에 따라 아주 착하게 큰 조카였다"고 말했다. 이어 "외동아들 없이 부모는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친척도 "시험관 시술을 몇번이나 해서 어렵게 얻었다. 얼마나 착하고 예쁘고 똑똑한 아이인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채 일병은 집안에서 귀한 장손이었다. 채 일병은 지난 3월 말 해병대에 입대해 아직 100일 휴가도 가지 못한 말 그대로 신병이었다. 채 일병의 아버지는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아들을 지지했다고 한다. 채 일병은 사고 전날 아버지와의 통화에서도 '실종대 수색대원으로 간다'고 전했다.

해병대 1사단 소속이었던 채 일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 10분쯤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4시간 만인 오후 11시 8분쯤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채 일병을 비롯해 해병대원들은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구명조끼 없이 장화만 신고 내성천을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중이 아닌 하천변 수색이기 때문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게 해병대 측의 설명이다.

20일 오전 헬기로 해군포항병원에 이송된 채 일병의 장례는 해병대장으로 진행된다. 군은 유족 협의를 거쳐 이날 낮 12시부터 해병대 1사단 내 강당에 빈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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