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택 붕괴 불안에 떠는 의성군 주민들…호우로 안평천 제방 사면 4군데 유실

토목 전문가들 "군이 안평천 제방 사면 벌채한 뒤 안전구조물 설치 안해 벌어진 인재"
주민들 "수백억 들여 안평면 쪽 공사하면서 지난해부터 안전위험성 제기된 화전2리는 못본척"

호우로 제방 사면이 4군데나 유실된 의성군 봉양면 안평천 인근의 위험천만 주택들. 이현주기자
호우로 제방 사면이 4군데나 유실된 의성군 봉양면 안평천 인근의 위험천만 주택들. 이현주기자

최근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경북 의성군 봉양면 화전2리 주민들이 인접한 안평천의 제방 사면 유실로 주택 붕괴 등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26일 현재 이 일대 제방 사면이 4군데나 유실되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일대에는 주택 16호가 밀집해 있으며 주민 대부분은 노인들이다.

주민 A씨는 "현재 군이 안평면 쪽에서 안평천 정비사업을 하고 있는데 거기는 호우로 인한 피해 및 예상 위험도가 여기보다 떨어지는데도 수년째 300억원 상당을 들여 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전2리 쪽은 지난해부터 호우 시 제방 안전 위험성이 제기됐는데도 군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주민안전보다 중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일대는 지난해에도 비 피해로 제방 사면 한 군데가 유실돼 올해 복구를 했다.

토목 전문가들에 따르면 봉양면 화전2리 일대 안평천 제방 사면 유실은 의성군의 안전불감증이 부른 예고된 인재나 다름없다. 2년 전 의성군이 제방 사면에 있는 잡목 제거 등 벌채작업을 벌이면서 제방 안전성을 강화할 호안구조물(돌망태 또는 식생블록 등)을 전혀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 B씨는 "지난주 의성에도 예천군 정도로 비가 퍼부었다면 이 일대는 더 큰 안전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군이 벌채 당시 대안을 가지고 공사를 했어야 했고 안전구조물 설치도 바로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일대는 취락지구여서 하천 제방 사면 유실은 주택 붕괴 및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도미노현상으로 인근 지역의 지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안전보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의성군 관계자는 "화전2리 주민들의 안평천 환경정비 요구로 2년 전 벌채를 했다"며 "당시는 호우로 인한 비피해 등을 예상하지 못해 안전보강 부분은 신경 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만간 이 일대 제방 사면 정비에 대한 용역을 발주해 전체 정비를 할 건지, 일부만 할 건지, 응급으로 복구할 건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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