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가 쏟아졌던 지난달 14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역을 벗어나 서울에서 기업인들을 만났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충청북도는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의 체조경기장 부지선정 조언 등을 듣는 중요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충청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4일 오후 4시 40분 재난 대응 최고 등급인 비상 3단계를 발령했다. 그런데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김 지사는 서울로 출장을 가고 도청에 없었다. 이에 행정부지사가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충북도는 김 지사가 출장을 다녀온 뒤 밤 11시쯤 도청으로 돌아와 긴급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난 대응 최고 단계가 발령된 상황에서 7시간가량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의회 박진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31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4일) 재난 대응이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됐는데도 김 지사는 폭우를 뚫고 서울까지 가서 지인과 저녁을 먹었다"며 "충북 재난 안전의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가 긴급회의마저 미루고 서울까지 달려간 배경과 누구를 만났는지를 (정확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충북도 조례와 매뉴얼에는 비상 2·3단계가 발령되면 도지사는 재해대책본부 책임자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주재 ▶피해 상황 파악(인명·재산) ▶사상자 지원 대책 마련 및 이재민 구호소 운영 지시 등 역할을 해야 한다. 재해대책본부 책임자의 관할구역 이탈은 직무유기와 위법 소지까지 있다는 게 박 의원 주장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지역 현안인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와 관련한 전문가 자문 일정으로 잠시 서울에 다녀왔다고 해명했다. 또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상황 관리 체계는 유지되고 있었고 14일과 15일 모두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상황 관리 체계를 적극적으로 유지하면서 1시간 동안 10여 개의 안건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내려오신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김 지사가 서울에서 돌아와 회의를 주재한 것이 아니라 상황실 근무자 위로차원에서 간식을 전달했을 뿐이라 주장했다. '충북지사 도청 출입 내역'에 따르면 김 지사가 도청에 복귀한 시간은 14일 오후 10시 51분쯤이다. 김 지사는 4분 뒤인 10시55분 '집중호우 재난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11시5분 도청을 빠져나가 회의 시간은 10분이다.
윤 대변인은 이에 "(김 지사는)14일 밤 11시쯤 도청에 복귀해 6∼7분가량 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요 상황을 점검했다"며 회의 당시 김 지사의 음성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의 '위로차원 방문'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재난 상황에서 김 지사의 행적이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30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봉황산 산불 상황 당시 김 지사는 술자리에 참석했단 의혹을 사기도 했다. 김 지사가 술잔을 들고 건배하는 장면이 촬영된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왔다. 당시 충북도는 "산불 발생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면서 매뉴얼대로 대응했다"며 "지역 주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도정 시책을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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