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대중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 유통업, 제조업 등 사회 전반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이목이 쏠린다. 사람이 꺼리는 일을 대신하는 로봇이 보편화되면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일각에선 일자리와 임금 축소 등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법해 미래 기술로 여겨지던 '로봇'을 일상에서 마주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상당수 기업의 제조 현장에선 '산업용 로봇'을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식당이나 편의점, 공공기관, 가정까지 로봇이 확산하고 있다. 아직 사람만큼 똑똑하진 않지만, 서빙이나 커피를 만들고 사람과 간단한 대화도 가능한 로봇은 이미 사회 곳곳에 포진된 상태다.
대구에서도 산업 현장뿐 아니라 식당, 지하철, 호텔, 관공서 등 구석구석에서 서비스 로봇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독거노인을 위한 말벗 돌봄 로봇을 앞다퉈 도입하는 등 가정 영역까지 로봇이 인기를 얻고 있다.
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대량 생산으로 가격이 낮아진 데다, 판매와 임대 등 다양한 서비스 상품도 내놓고 있다. 특히 식당가를 중심으로는 보급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분위기다.

◆로봇, 사람 보조 역할 톡톡…식당의 스마트화
로봇은 위험하거나 귀찮은 일을 아무런 감정 소모 없이 수행해 산업 분야에서 사람 손을 대신하고 있다.
우선 음식이나 물건을 나르는 요식업계에서 발 빠르게 도입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구 중구 한 퓨전 음식점 관계자는 "서빙 로봇 도입 이전에는 무거운 그릇에 담긴 그릇을 직접 옮겨 나르느라 손목이 매일 아팠다"며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혼자 일하는 데도 큰 공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도 "뜨거운 국물을 나르다 보면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는데, 로봇을 도입한 뒤 아주 편해졌다"며 "특히 여러 테이블 음식을 모아 서빙해도 무겁다거나 위험하다는 불만이 없어 로봇 사용을 확대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밖에 감염병 예방 등 효과적인 위생 관리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에 대한 우려로 비대면 수요가 높아지면서, 사람이 직접 음식을 나르거나 대면 방식으로 주문하는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성군의 한 식당에서 만난 고객 신 모씨는 "벨이 없는 식당에서 큰 목소리로 주문하거나, 서빙하는 모르는 사람과 가까이 마주할 수밖에 없어 부담스러웠다"며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음식을 서빙 로봇이 가져다주니 상당히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주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게 로봇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비스 로봇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산업에서 업무의 효율성과 인건비 등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장점이 크다"며 "나아가 업데이트 등을 통해 업무 연계성을 높이면 확장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이 사람 일자리 독차지하나
로봇이 일자리를 독차지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들 법 하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힘든 상황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사람 1명을 채용하면 최저 임금(시간당 9천620원)으로 따져도 월 201만580원의 임금을 지급하게 된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시간당 9천860원으로 오르면 월급여는 206만740원이 된다. 이에 반해 주문받고 서빙하는 로봇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은 월 60만~70만원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로봇 일자리는 늘고 사람들이 일할 자리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대구 중구 한 백화점 내 식당 대표는 "종업원을 들여 식당을 운영했지만, 인건비 부담이 커 이제는 혼자 주방일을 하며 계산만 하고 있다"며 "서빙 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퇴식을 돕다 보니 혼자 근무해도 크게 일손이 모자라지 않은 느낌이다. 파트타임 알바도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빙 로봇을 도입한 달서구 한 식당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처음에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이 들어올 때는 무거운 그릇을 나르지 않고도 근무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하지만 점점 근무 인원이 줄어드는 것을 보다보니 이러다 나를 대체할 로봇도 나오는것 아닌가라는 우렷감도 든다"고 털어놨다.
로봇 활용은 또 오작동으로 인해 예견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구 중구 한 식당 대표는 "협소한 환경에서 로봇을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로봇이 이동하는데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데다, 치킨을 튀기거나 조리하는 주방에서 사용하기엔 이른감이 있다. 또 뜨거운 음식과 무거운 그릇 등을 나르던 중 오작동을 일으켜 사고가 발생한다면 책임소재도 불명확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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