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 아파트' 논란으로 아파트 입주민들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경북에서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가 4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는 해당 아파트의 안전성 점검에 나섰다.
경북도는 1일까지 도내 22개 시군에서 2017년 이후 준공한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3개 시군 4개 아파트에서 무량판 구조가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LH가 지은 것은 없고, 모두 민간 건설사 아파트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경주 2곳, 구미·경산 각 1곳이다. 구미 아파트는 공사 중이고, 다른 3곳은 2019~2020년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전국 지자체와 함께 무량판 아파트의 안전성 점검을 벌이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시행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GS건설이 함께 지은 것으로, 설계 당시 지하주차장이 하중을 견디는 데 필요한 철근을 빠뜨린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됐다.
나아가 부실했던 설계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철근을 추가 누락하고 저강도 콘크리트까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토부는 2017년 이후 준공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가 모두 293개로, 그 중 188곳이 입주를 마쳤고 105곳이 공사 중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해 무량판 구조로 지은 15개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하주차장과 주거층까지 '전단보강근'을 누락한 사실이 추가 확인됐다.
이에 몇몇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기둥 주변에 임시 보강 구조물(잭서포트)을 설치하고서 부랴부랴 보강 공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무량판 구조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무량판은 슬래브(콘크리트 천장) 쪽에 대들보(수평 기둥)를 설치하지 않고 기둥이 바로 천장을 떠받치는 건축 방식이다. 층높이가 작을 때 유리하고 내력벽이 필요 없어 실내를 넓게 활용할 수 있고 보기 좋으며, 그만큼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때문에 '한국형 아파트 최적화 공법'으로 꼽히고,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도 자주 사용해 왔다.
그러나 구조 보강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붕괴 위험이 클 수 있다.
기둥과 맞닿는 비교적 좁은 부분에 상부 하중이 집중되므로 기둥 주변에 철근과 전단보강근을 충분히 채워넣지 않으면 기둥에 천장이 뚫리면서 상부가 무너져내릴 수 있다.
1995년 사상자 1천500명을 낳은 서울 삼풍백화점도 부실하게 불법 증축한 무량판 구조의 옥상부가 냉각탑(대형 실외기)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내려앉아 참사로 이어졌다.


경북도는 이날부터 시군과 도 건축위원회 구조분야 전문가 등 합동 점검반을 꾸려 경산 아파트를 시작으로 안전성 파악에 나섰다.
설계도면과 구조계산서 상 보강 계획을 적용했는지 우선 확인한 뒤, 시공 영상 등을 확보해 실제 공사 때도 충분히 보강했는지 정밀 점검할 방침이다.
경산시 관계자는 "오늘(2일) 경산의 무량판 구조 아파트 현장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조만간 경북도 및 전문가들과 구체적인 점검 일정을 확정해 정밀 점검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동엽 경북도 건설도시국장은 "도민 주거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현재 파악한 무량판 아파트 4곳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면밀히 실시하는 한편, 이상이 발견되는 곳은 즉시 국토부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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