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가에선 여름 휴가철 주요 정치인들이 읽는 책이 항상 주목받는다. 평소 관심사와 의정 활동 방향을 엿볼 수 있어서다. 모처럼 만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에게 올여름 펼쳐 든 책을 물었다.
◆정치·사회·경제 도서로 지역 발전 고심

당내 최다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손에 쥐었다. 주 의원은 "이 책은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분석해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제도'라고 강조하면서 그 예로 남한과 북한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상훈(대구 서구)·임병헌(대구 중구남구) 의원은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이 쓴 '불가능했던 동맹 성공한 동행'을 나란히 꼽았다. 두 사람은 "이 책은 한미동맹이 북한 위협에 공동으로 맞서던 차원을 넘어 동북아 평화와 공영에 이바지하는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최형두 의원의 견해를 엿볼 수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경제 사령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대구 달성군)은 이번 여름휴가 지참도서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쓴 '최초의 질문'을 선택했다. 기술 선진국의 조건을 분석한 책으로, 진정한 혁신은 도전적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이만희(영천청도)·송언석(김천) 의원은 벤 S.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쓴 '21세기 통화 정책'을 나란히 선택했다. 이들은 "이 분야 권위자로서 인플레이션, 코로나 펜데믹 등을 잘 정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북 유이한 여성 국회의원인 임이자(상주문경)·김정재(포항북) 의원의 추천 도서는 상이했다. 임 의원은 빌 게이츠의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택하며 "지구 온난화를 멈추기 위해 SMR(소형모듈원자로)을 하나의 방책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드러낸 반면, 김 의원은 최근 세대 갈등에 주목하며 김용섭 작가의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을 골랐다.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은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쓴 'AI 전쟁'을 주변에 권하고 있다. 정 의원은 "초거대 AI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어떠한 경쟁력을 갖추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 가야할지 고민해보고자 한다"고 했다.
구자근 의원(구미갑)은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가 쓴 '반도체 삼국지'를 읽을 계획이다. 구 의원은 "구미가 반도체 특구로 지정이 됐기에, 반도체 발전 과정부터 다시 한 번 정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금오공대 총장 출신의 김영식 의원(구미을)은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이 쓴 '정치가 망친 경제 경제로 살릴 나라'를 펼쳐 들었다.
윤두현 의원(경산)은 경제 교과서로 불리는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추천했다. 윤 의원은 "자유시장 경제에 있어서 합리적 선택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은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쓴 '대통령의 외교안보 어젠다'를 택했다.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이승주 중앙대 교수가 쓴 '패권의 미래'를 읽는 중이다.
◆문학·역사·철학 독서로 정치 철학 되새기는 TK의원들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은 서애 유성룡의 징비록을 다시 펼쳤다. 류 의원은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를 다룬 책"이라고 했다. 강대식 의원(대구 동구을)도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다시 읽을 예정이라고 했다.
김석기 의원(경주)은 이소윤 작가의 '경주에서 길을 찾다'를 추천했다. TK 정치권에서 유일하게 여행 도서를 고른 김 의원은 "시간의 흔적과 문명, 영웅과 리더들의 위대한 선택을 따라간 경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시를 좋아한다고 밝힌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은 "휴가 당일 감성에 맞는 시집 2권을 가져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은유법의 중요성을 정치에서 깨닫고 있다"면서 "여야 정쟁의 상황에서도 품위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마음에 시집을 읽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동 의원(안동예천)은 지방자치 정신을 논어의 글귀로 풀어낸 명저라며 강형기 작가의 '논어의 자치학'을 추천했다. 그는 "지방 시대가 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지방자치의 원동력과 공직자의 자기관리 지침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구에 포스코가 위치한 김병욱 의원(포항남울릉)은 이대환 작가의 '박태준 평전'을 다시 완독하는 게 이번 여름휴가 제1 목표다. 그는 "책을 읽으면서 박태준 회장이 만드려고 했던 포항을 다시 그려보고자 한다"고 했다.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틈틈이 읽고 있다. 이 의원은 "스마트폰 등으로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흐려진 집중력을 다시 높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 독서광으로 유명한 김희국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은 임재성 작가의 '유대인의 지혜'를 열독 중이다.
김용판(대구 달서구병)·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의원은 올 여름 특별한 독서 계획이 없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