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은, 군수공장 시찰 중 할아버지 김일성 흉내내며 소총 직접 발사

한미의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에 선제적 대응 성격 강해
러시아 향한 방산제품 홍보와 김일성 등에 업은 내부통제 시도 등 다중포석이라는 이라는 분석도 나와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했다며 시험사격하는 장면을 6일 공개했다. 이는 평천혁명사적지에 전시된 김일성 주석의 모습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했다며 시험사격하는 장면을 6일 공개했다. 이는 평천혁명사적지에 전시된 김일성 주석의 모습과 '판박이'다. (왼쪽) 전시 사진에는 1948년 12월 12일 김일성이 기관단총으로 국가시험사격을 했다는 설명이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영방송을 통해 군수공장을 시찰하고 할아버지(김일성)를 흉내 내며 직접 자체 개발한 소총을 발사하는 장면을 노출하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대한 선제적 대응 ▷러시아를 향한 방산제품 홍보 ▷3대 세습체제 과시를 통한 내부 통제 등의 다중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목표 수행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저격 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및 무인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등을 둘러봤다.

특히 이날 방송에선 김 위원장이 신형 돌격소총 1정과 저격소총 1정을 직접 발사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들 소총은 그동안 열병식 등에서 여러 차례 공개됐으나 실제로 총탄을 발사하는 장면이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한미연합 군사연습과 연계돼 실시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을 앞두고 나름 선제 맞대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을지연습을 두고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다만, 김 위원장 발언에 '미제'나 '남조선' 등 자극적인 표현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한미의 훈련에 맞대응했다기보다 러시아를 염두에 둔 '무기 홍보'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김 위원장이 살펴본 무기들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꼭 필요한 무기들이었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실상 무기 수출에 더 목적에 둔 것이 아닌가 싶다"며 "러시아에 이런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시찰 기간 '국방경제사업'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이런 해석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조선중앙통신이 6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흰색 인민복 차림에 빵모자를 쓴 김 위원장이 조준경 렌즈로 목표물을 겨냥해 소총을 시험 사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를 두고 할아버지의 사격 모습과 유사한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절대적 숭배 대상인 김일성의 후광을 등에 업고 북한 주민에게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김일성 대표 패션'인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열병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10월 북한군 훈련 지도현장에서는 흰색 인민복 차림에 밀짚모자를 착용하는 등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을 종종 연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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