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때마다 수십 개에 달하는 지역 농업저수지 활용방안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방류시설 등 기능이 부족해 쓰임이 쉽지 않다.
특히,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저수지 인근이 초토화됐던 포항에서는 기존 저수지에 홍수 방재 기능을 보강한 다목적 시설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9일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에 따르면 포항지역 57개 농업저수지의 저수량을 현재 62%가량으로 낮췄다. 원래 하절기 농업저수지의 적정 적수량은 80%이지만, 태풍 '카눈'을 대비해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렇게 저수량을 낮추기까지 일주일 가까이가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농업저수지의 방류시설로는 하루에 1% 정도를 줄이는데 그치기에 포항시와 협업해 이동식 양수기 등을 가져다 놓고 수작업으로 물을 흘려보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업저수지는 말 그대로 농업을 위한 것이라 다른 기능이 없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빼낼 방법이 없다"면서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 전에 지어진 낡은 저수지가 많다. 시설도 오래됐고, 그만큼 예산도 많이 들기에 홍수방지 등 다목적 기능을 탑재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포항지역의 농업저수지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북구 신광면의 반곡저수지이다. 정확한 건립 연도가 없어 처음 기록이 시작된 1945년 시설로 함께 포함돼 있다. 2017년 건립된 북구 청하면 청하·유계저수지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50년 이상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태풍 '힌남노' 때 불어난 물로 주변 일대가 초토화됐던 남구 오천읍 오어저수지 또한 1964년에 지어졌다.
반면, 620만t(톤)의 북구 신광면 마북저수지와 412만t의 오어저수지 등 농업저수지의 높은 저수량을 감안하면 댐이 없는 포항시로서는 태풍에 의한 홍수대비에 농업저수지 활용 필요성이 적지 않다.
포항시 관계자는 "8일 태풍 대비 점검을 위해 포항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이러한 농업저수지 활용방안을 고심해 달라고 건의했다"면서 "기본적인 취수·방류시설만 보완한다면 태풍 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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