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이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서울 신림역, 경기 분당 서현역 등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살인예고가 폭증하자 시민들이 '테러 포비아(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오후 9시 50분쯤 대구 동성로에서 흉기를 소지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팔꿈치 보호장치를 흉기로 착각한 시민의 오인신고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고를 받고 경찰과 119구급대가 대거 출동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성로에서 매일 조깅을 하던 시민이 팔꿈치에 보호 장구를 차고 달리는 모습을 흉기로 오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3일 발생한 최원종의 무차별 흉기난동 후 전국 곳곳에서는 오인신고가 다수 발생했다. 모든 일상적 장소에서 불안을 느끼고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자 오인신고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9일 아침 7시 50분쯤 서울 시청역에 폭발물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확인 결과 도시락통이었다. 지난 6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도 열차에 있던 외국인들이 BTS 영상을 보고 소리를 지르자 이를 흉기 난동으로 오인한 신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남 진주에서는 지난 5일과 8일 흉기 소지가 의심되는 신고가 두 차례 접수됐지만 경찰이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모두 오인신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박승환(26) 씨는 "예전보다 쉽게 의심을 하고 작은 행동에도 흠칫 놀라게 된다"며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이어폰도 착용하지 안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감으로 오인신고가 늘어나자 대구경찰청은 반월당, 중앙로, 대구역, 동대구역, 대구공항, 수성못 일대 166개소에 332명의 경력을 배치해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만이라도 경찰이 순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눈에 많이 띄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상운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눈에 보이면 시민들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것"이라며 "불특정 다수가 밀집하는 다중시설에 경력을 가시적으로 거점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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