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일환 교수의 숨어있는 1인치] <2>몸과 클럽을 연결해주는 ‘그립’

한 마리 새를 잡듯, 치약 튜브를 쥐듯
스윙 안정성, 클럽 컨트롤, 에너지 전달 등에 중요 역할
‘손맛’ 제대로 느끼려면, 각자에게 딱 맞는 그립 찾아야

대구공업대 레저장일환 교수
대구공업대 레저장일환 교수

골프 그립은 몸과 클럽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연결점이며, 골프의 시작점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립은 스윙의 일관성(Consistency), 클럽의 컨트롤(Better ball striking), 에너지의 전달(Distance) 그리고 손맛(Greater feel)을 느낄 수 있게 잡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왼손은 클럽을 컨트롤해 볼이 날아가는 방향을 결정하고, 오른손은 몸에서 생성되는 파워를 클럽에 전달하거나 클럽을 가속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그립'

그립을 어떻게 잡는냐에 따라 스윙 궤도(Plane)나 클럽 페이스의 각도를 조정하게 되어 볼이 날아가는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립은 어린이와 어른, 여자와 남자 등 각자의 신체 조건에 따른 차이가 있고, 골프로 생계를 유지하는 PGA 선수들 간에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립에 대한 정답이나 원칙은 따로 없다. 실제 잡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립 악력'(Grip Pressure)이다.

간단한 물리 원칙이 적용해보면 된다. 그립 악력이 강하면, 손목과 팔은 물론 어깨 등 몸의 상체가 경직되어 헤드 무게를 느끼기 어렵고, 힘 있는 스윙이 되기보다 임팩트 후에 부드러운 스윙이 되지 않아 오히려 클럽의 가속도를 떨어뜨린다. 또, 손과 팔이 스윙을 주도하는 궤도가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 공의 방향도 일관성이 생기지 않는다. 게다가 더 위험한 것은 '테니스 엘보'라 불리는 통증이 생기기도 쉽다.

많은 골퍼가 고통받는 '테니스 엘보'의 통증은 뒷땅을 치거나, 강한 타격으로 인해 발생하기보다는 대부분 강한 그립이나 손가락을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서 더 잦은 경우가 많다. 손가락이나 손을 움직이는 근육이 팔꿈치의 한 곳에 모여있는데, 강한 그립은 이곳에 모여있는 근육을 피로하게 하여 통증까지 유발시킬 수 있다.

그립을 너무 강하게 쥐어서 오기 쉬운
그립을 너무 강하게 쥐어서 오기 쉬운 '테니스 엘보'. 장일환 교수 제공

◆적당히 가볍게 잡는 것이 좋은 방법

그립을 가볍게 쥐면 헤드 무게를 느끼기 좋을 뿐 아니라 클럽헤드의 스피드도 빨라지고, 손으로 클럽 페이스를 조절하지 않아 볼의 방향성도 좋아지고, 팔의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때문에 어떤 사람은 손안에 살아있는 새를 잡는 것처럼, 또는 치약의 튜브를 잡듯이 하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가볍게 잘 잡는다는 것은 손과 그립 사이에 공간이 생기지 않고, 악력이 손바닥 어느 한 곳에 집중되지 않게(굳은살이 어느 손 한 곳에 생기지 않게) 잡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특히 양손의 엄지와 인지(두번째 손가락)는 다른 손가락보다도 더 가볍게 잡아야 한다.

오버랩 그립
오버랩 그립
인터로킹 그립
인터로킹 그립
야구그립
야구그립

그립 악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립의 강도를 1∼10 (10이 가장 강함)으로 나눈다면 4∼5 정도의 힘으로 잡는 것이 적정하다. 어드레스시의 가벼운 악력으로 시작하여 마무리까지 같은 악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립을 가볍게 잡으라고 하면 대부분 골퍼들이 어드레스시에 그립을 가볍게 잡았다가 백스윙 톱이나, 임팩트 할 때 다시 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립을 강하게 잡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힘 빼기도 어려워지고, 헤드 스피드도 떨어지고, 마무리 동작(피니쉬)를 자연스럽게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엘보 통증으로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중요한 그립 악력은 골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잘못된 습관에서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문 단계부터 가볍게 잡고 스윙하는 습관을 지니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공업대 레저스포츠계열 교수(PGA 회원, 더 플레이어스 골프클럽 헤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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