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풍 기러기·하이쿠이, 한반도 인근서 만날 가능성 "후지와라 효과?"

29일 20호 열대저압부 발생→24시간 내 12호 태풍 기러기 발달 전망

일본기상청 29일 오후 9시 발표 태풍 등 예상경로. 맨 왼쪽이 9호 태풍 사올라, 그 다음이 11호 태풍 하이쿠이, 이어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것으로 보이는 열대저압부b, 맨 오른쪽은 이날 저녁 소멸한 10호 태풍 담레이
일본기상청 29일 오후 9시 발표 태풍 등 예상경로. 맨 왼쪽이 9호 태풍 사올라, 그 다음이 11호 태풍 하이쿠이, 이어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것으로 보이는 열대저압부b, 맨 오른쪽은 이날 저녁 소멸한 10호 태풍 담레이

10호 태풍 담레이는 소멸했고, 9호 태풍 사올라는 중국 남쪽 해상에서 서진 중인 가운데, 국민들의 시선은 그 사이에서 북서진 중인 11호 태풍 하이쿠이와 곧 발달할 전망인 12호 태풍 기러기의 예상경로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태풍이 9월 초에 만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일본기상청이 29일 저녁부터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전망인 열대저압부b에 대한 예보를 시작했다.

열대저압부b에 앞선 단계인 94W 열대요란에 대해서는 일본 간사이 내지는 시코쿠 일대를 향해 북서진할 것으로 전망됐는데,(매일신문 8월 29일 '12호 태풍 '기러기' 발생 전망 "하이쿠이 이어 한반도 가까이 올까"' 보도) 실제 같은 맥락의 예상경로가 확인되고 있다.

참고로 열대요란은 세력이 강해지면 열대저압부(저기압)로 발달하고, 이어 다시 중심기압이 낮아지면 태풍 이름이 붙는다.

일본기상청은 29일 오후 9시 발표에서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전망인 열대저압부b가 같은 시각 태평양 마샬제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차 북서진, 닷새 뒤인 9월 3일 오후 일본 큐슈 남동쪽이자 시코쿠 바로 아래 바다에 위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들 지역을 통한 상륙 및 관통이 유력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열대저압부b는 12호 태풍 기러기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전망인 열대저압부b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9일 오후 9시 발표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전망인 열대저압부b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9일 오후 9시 발표
11호 태풍 타이쿠이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9일 오후 9시 발표
11호 태풍 타이쿠이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9일 오후 9시 발표

▶그런데 일본기상청은 같은 9월 3일 오후에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 상하이 바로 동쪽 해상에 위치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이때 두 태풍이 위도로는 거의 같은 북위 30도쯤 상에, 경도로는 동경 120~135도쯤 사이에, 이렇게 꽤 가까이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태풍 세력 반경을 감안하면 올해 올라온 태풍들 중 서로 가장 가까이 접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인접한 태풍이나 열대저기압 등 끼리 서로 영향을 줘 진로 동행 등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후지와라 효과' 내지는 그에 준하는 움직임이 발생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따져볼 수 있게 됐다. 진로 막판 두 태풍이 마치 자석처럼 가까워지는 과정에 대해 후지와라 효과라는 해석도 나올 수 있는 부분.

앞선 태풍 관련 보도들에서는 9호 태풍 사올라와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서로 인접하며 후지와라 효과를 만들지 지켜봤다.

이어 하이쿠이와 12호 태풍 기러기 간 '밀접'이 9월 초쯤 발생할 가능성이 현재 예상경로를 바탕으로 일기도 상 그려지는 상황이다.

기상청 29일 오후 10시 30분 발표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경로
기상청 29일 오후 10시 30분 발표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경로

▶마침 11호 태풍 하이쿠이에 대한 각국 기상당국의 최근 예상경로 업데이트를 보면, '점점 우회전'이다.

즉, 북서진을 정북진으로 꺾는 모습이다.

기존 북서진 행보가 그대로 중국 동해안 상륙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좀 더 북쪽 상하이 일대나, 더욱 동쪽으로 꺾어 우리나라 서해로 오는 것으로, 일부 예측 모델에서 가리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12호 태풍 기러기가 북서진을 계속 유지해 일본 서쪽 큐슈와 시코쿠 일대까지 온다면, 일기도 상 두 태풍이 꽤 가까이 위치하는 수순인 것이다.

두 태풍이 만일 만날 경우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이고, 또한 한반도에 얼마나 가까이 올지 여부와 함께 8월 말부터 우리나라에 시작된 '가을장마'에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는 등의 여파를 만들지 등도 계속 시선을 모을 부분이다.

▶한편, 일본기상청이 태풍 기러기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b 예보를 29일 저녁부터 시작한 만큼, 우리 기상청도 곧 새 열대저압부 예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기상청이 열대저압부b 예보를 시작한즈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는 94W 열대요란의 태풍 발달 가능성을 Low(저)에서 Medium(중)으로 높였다. 아직은 열대저압부로 보느냐, 열대요란으로 보느냐 '시차'가 있으나, 이는 곧 좁혀져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9호 태풍 사올라, 11호 태풍 하이쿠이,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94W 열대요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왼쪽부터 9호 태풍 사올라, 11호 태풍 하이쿠이,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94W 열대요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기사 업데이트) 이어 우리 기상청은 29일 오후 11시 30분을 기해 20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를 업데이트했고, 이에 대해 24시간 내로 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본기상청과 닮은 맥락으로 큐슈와 시코쿠 바로 아래 바다까지 북서진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러기는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새 기러기를 뜻한다. 영문 표기는 'KIROGI'이다.

기상청 29일 오후 11시 30분 발표 12호 태풍 기러기 발달 예상 20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기상청 29일 오후 11시 30분 발표 12호 태풍 기러기 발달 예상 20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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