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수지 준공 3개월 만에 누수 확인, 보수 공사는 2년 뒤?

제방 무너지면 아찔…농어촌공사 "누수지점 확인하느라 지체"

준공된 지 2년 된 경북 봉화 신라저수지 제방 하단부에서 물이 새고 있다. 마경대 기자
준공된 지 2년 된 경북 봉화 신라저수지 제방 하단부에서 물이 새고 있다. 마경대 기자

준공한 지 석 달 된 저수지에서 누수가 확인됐는데도 보수 작업은 2년 뒤에 이뤄지고 있어 한국농어촌공사의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영주·봉화지사(이하 농어촌공사)는 2018년 11월 사업비 36억600만원을 들여 경북 봉화군 상운면 신라리 일대에 소규모농촌 용수개발사업(저수지·제방 길이 105m, 높이 22.4m)을 추진해 2021년 3월 완공했다.

하지만 준공 3개월 만인 그해 6월 저수지 제방 외부 사면 하류 부분에서 물이 새는 것이 발견됐다. 그럼에도 농어촌공사는 이를 방치해 오다 올해 6월에서야 누수 조사에 착수한 뒤 보수 공사에 나섰다.

물이 새는 신라저수지에서 작업자들이 하자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작업자들은 현장대리인도 없는 작업장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 마경대 기자
물이 새는 신라저수지에서 작업자들이 하자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작업자들은 현장대리인도 없는 작업장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 마경대 기자

누수 조사에서 저수지 하류 사면 부분 누수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누수량은 저수율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결론이 났다. 농어촌공사는 이에 지난달 6일, 시공사에 하자 보수공사를 요청했고 지난 3일 공사가 시작됐다.

31일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현장 대리인은 없고 인부들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누수 보수 공사 역시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한 주민은 "저수지에서 물이 샌다는 것은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한데도 이를 알고도 2년 넘게 방치하고 있었다는 것이 어처구니없다.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거나 압력이 가해져 무너져 피해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현장 대리인이 잠시 현장을 비웠을 것으로 보이며, 하자 보수 공사가 늦어진 것은 물을 채워서 누수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발주처인 봉화군 관계자는 "하자와 관련해 기술 검토 과정이 길어지면서 보수 작업이 늦어진 것 같다"며 "누수 문제가 발견돼 현재까지 시설을 인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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