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 프로의 골프미학] <15>공만 응시한다고 스윙이 잘 될까?

볼에 집작하지 말고, 매직아이처럼 응시하라
임팩트 순간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스윙에 집중

골프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골프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공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황환수 프로 제공

모처럼 시원하게 확트인 푸른 잔디의 골프장을 찾아 설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홀을 향했다. 긴장된 첫 티샷의 실수는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아 그렇다는 동반자의 위로를 고마운 마음으로 접수하며, 구석진 볼을 겨우 찾아 다음 샷을 위해 힘찬 스윙을 서두른다.

여지없는 뒷땅성 임팩트를 구사하며 다시 볼을 향할 때 언제 곁에 왔는지 모를 남편이 '공을 끝까지 보고 집중해야지'라는 핀잔 섞인 말 한마디를 건넨다. 내 두 눈은 골프공을 관통할 의지로 내려보며 스윙을 했지만 결과는 무참했다. 볼을 끝까지 응시하라는 조언을 철석같이 지켰지만 뒷땅과 토핑성 볼이 연달아 발생했다.

위 사례처럼 골퍼들이 가장 흔하게 듣고 겪는, 볼을 끝까지 뚫어지게 내려보며 스윙을 가져가는 것이 해결책이 될까에 대한 의문이다. 실제로 가장 손쉬운 이 조언에 대해 충고를 받아들이는 이들은 마치 그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신뢰로 긍정의 노력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더욱 더 문제의 심각성이 배가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스윙중 골프공을 제대로 놓치지 않고 응시하는 것이 정답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의를 펼쳐본다면, 필자는 골퍼가 볼을 향해 양눈의 초점을 맞춰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스윙의 결과를 이뤄내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해결안은 매직아이처럼 볼을 응시하는 방법이다. 양눈의 초점을 모으지 않고 볼을 응시하며 스윙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볼을 집착하듯 초점을 모으지 않으면, 우선 골퍼가 다운스윙 중 양손목을 급격하게 움직이는 동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볼에 대한 지나친 응시나 집착은 다운스윙때 손목과 전완근을 지나치게 움직이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매직아이처럼 볼을 내려다 볼 경우 볼에 대한 집착을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골퍼 스스로 자신의 스윙관점으로 관심을 옮겨갈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진다. 볼을 지나치게 응시하는 골퍼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임팩트 순간 볼을 때리기 위해 순간 손목동작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은 스스로 볼을 향해 눈을 끝까지 떼지 않는 것이 매우 바람직한 스윙 방법이라고 항변하듯 얘기한다. 스윙중 볼이 어떤 방향성과 임팩트를 만들까에 대한 확인을 눈으로 시도하려는 경향이 매우 농후한 골퍼임에 틀림없다.

골프의 임팩트 순간은 매우 찰나적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골퍼 대부분이 볼에 집착하는 것으로 만회하려는 경향이 짙다. 필자가 매직아이처럼 볼을 응시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의도도 볼에 집착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백스윙과 다운스윙 내내 골퍼의 스윙 메커니즘에 관심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공은 골퍼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무생물체다. 손목을 이용하면 손목을 사용한 만큼 거리와 방향성을 흐트러놓고, 하체를 이용하거나 정확한 상체근육을 활용한 팔로 스윙한다면 골퍼 스스로 상상한 볼의 비행궤적을 만들 확률이 높아진다.

'볼을 끝까지 응시하라'는 조언은 '골프 스윙을 망치라'는 악담으로 되새기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매직아이 방식으로 볼을 내려다 보며 스윙을 하게 되면, 손목을 과다하게 써 스윙을 망치는 잘못을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준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향하는 달을 쳐다보는 것처럼, 치기 위해 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스윙궤적을 가능하게 하는 몸의 움직임을 들여다 보는 지혜를 가지기를 당부한다.

골프 칼럼니스트(황환수 골프 아카데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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