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갑자기 흐려지고 휘어져 보이는데…무조건 황반변성일까?

망막정맥폐쇄, 망막전막 등 황반변성과 구별해야 할 질환
조기 치료 위한 정기 검진 필요…금연, 오메가3, 항산화제 등 복용 중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중심시력(물체의 상이 망막의 중심와에 맺혀져 가장 선명하고 정확하게 사물을 볼 수 있는 시력) 저하와 굴곡시를 이유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 환자들은 대부분 병원에 가서 '황반변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황반변성이 아닌 경우도 꽤 많다.

어떤 경우 실제 황반변성이고 또 어떤 경우가 황반변성이 아닌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황반변성이란?

동공을 통해서 눈 속을 들여다보면 시신경이 존재하고, 그 옆에 큰 혈관들이 둘러싸고 있는 '황반'이라고 부르는 부위가 있다.

황반은 질환명이 아니라 눈 속에 존재하는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중심 부위를 말한다. 이 부위에 병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시력저하 및 굴곡시를 초래하는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이 생겼을 때 환자들은 어떤 증상을 느낄까?

황반에 변성이 생기면 휘어져 보이거나 가운데가 흐려져 보인다. 혹은 가운데가 검은 반점 형태로 보이고, 주변은 보이지만 가운데는 보이지 않는 시야 중심에 암점 증상이 생기게 된다.

◆황반변성의 진단 및 종류

그렇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하고 안과를 찾았을 때 어떤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진단하게 될까?

먼저 안저사진을 통해 황반을 촬영하고 빛간섭 단층촬영을 통해 황반의 자세한 심층 형태 변화를 분석하게 된다. 또한 눈 속 망막 혈관들을 촬영하는 혈관조영검사를 통해서 황반변성에 존재하는 이상 혈관막을 확인함으로써 진단하게 된다.

대표적인 황반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은 건성황반변성과 습성황반변성으로 나눌 수 있다.

망막에 피가 나고 붓는 형태로 갑작스럽게 시력이 떨어지고 심한 중심 암점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습성황반변성이다. 반면에 건성황반변성인 경우 노폐물이 쌓이고 위축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는 양상으로 진행한다.

정아름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는 "이런 이유 때문에 황반변성은 건성황반변성 환자가 더 많지만, 갑작스러운 시력저하 때문에 급하게 병원을 찾는 경우는 습성황반변성이 더 많은 경우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반변성과 구별해야 할 질환

황반변성이라는 말을 듣고 안과 외래를 찾는 경우 실제 검사를 해보면 황반에 질환은 있지만, 황반변성과 감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 모두 황반부를 침범하는 질환이며 황반변성이라는 설명을 듣고 대학병원에 의뢰될 수 있는 환자들이지만, 전형적인 노인성 황반변성은 아니다.

▷망막정맥폐쇄

대표적인 예로 망막정맥폐쇄가 있다. 정맥폐쇄로 정맥압이 올라, 손상된 혈액망막장벽을 통해 황반부종이 발생하면서 시력저하를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황반부 위쪽으로 많은 출혈 양상을 보이지만 황반변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망막전막

황반변성이라고 듣고 오는 또 다른 질환 중에는 망막전막이라는 병이 있다. 황반부 망막 위쪽에 증식막이 생기면서 망막이 두꺼워지고 왜곡을 보이며 망막의 혈관 모양들이 구불구불한 양상을 띄게 된다. 이는 황반에 생긴 병이지만 황반변성은 아니다.

▷황반원공

또 다른 대표적인 질환으로 황반원공이 있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의 중심에 망막 조직의 결손으로 인해 구멍이 난 상태로, 빛간섭단층촬영에서 황반 가운데 부위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망막 사진에서도 가운데 부위에 동그란 구멍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황반변성의 치료 및 예방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확인되면 습성황반변성인 경우 가는 주사 바늘을 이용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라는 약물을 눈 속으로 주입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상당 수 환자들에서 시력 호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이 경우는 심한 시력 저하가 일어나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예후가 좋은 편이다.

한편, 좋은 치료제라도 병을 늦게 발견하면 치료 효과는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황반변성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그 예후가 좋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중요하다.

또한 가장 중요한 원인인 노화는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다른 발병 원인을 최대한 줄여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 다음으로 황반변성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담배이다.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채식 위주로 식습관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 비타민 외에 루테인, 오메가3, 항산화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수년 내 황반변성 악화 확률을 20% 이상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다만 이들 약제의 필요 용량은 일반 식이요법으로는 섭취가 불가능하고, 시중의 일반 비타민 제제와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며 "야외 작업이나 레저활동 시에는 창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정아름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
정아름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

현재 황반변성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약제들이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올해 중 습성황반변성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가 출시될 예정이며, 건성황반변성을 위한 눈 속 주사제도 얼마 전 FDA 승인을 받아 그 치료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정 교수는 "황반변성의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더 좋은 시력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분이라면 적극적인 안과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정아름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