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각 분야별 기업이 모여 하나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경북 중심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파이(π) 밸리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산업을 구성하는 단계를 살펴보면 ▷ 설계 전문기업 '팹리스' ▷ 최적화된 디자인을 전담하는 '디자인하우스' ▷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파운드리'가 있다.
기획부터 설계, 생산 까지 모든 기능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반도체 기업을 '종합반도체 기업(IDM)'이라 일컫는다. 대표적인 IDM은 삼성전자, SK 하이닉스가 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공정을 고도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반도체 산업 초창기 보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반도체 밸류체인은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설계에 특화된 기업과 별개로 고객 의뢰를 받아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가 급부상했다.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산업 전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 기업도 TSMC가 공장 가동을 멈추면 힘을 못쓰는 상황이다.
D램, 낸드 플래시 등 한정된 제품군을 대량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IDM 생산 방식이 적합하다. 하지만 스마트폰, 통신, 전기차, 항공우주, 국방까지 활용 분야가 넓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수요 중심의 다품종 소량생산이 요구된다.
시스템 반도체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인 대구경북은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육성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 높은 위상을 자랑하지만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 점유율은 미비하다. 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팹리스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산업연구원은 후발주자인 중국이 팹리스 분야 육성에 나서면서 최근 반도체 산업 경쟁우위 종합평가에서 한국을 앞지르는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파이 밸리 프로젝트는 팹리스를 위한 지주회사 설립을 제안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자금, 인력 부족 진입장벽이 높은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 기업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 관련 기업이 사업 아이템을 설정하는 것은 물론, 제조사와 연계를 지원해 설계에 특화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제품 양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설립도 함께 추진된다. 수요를 반영한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의 공정으로 기존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중소규모 생산시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용수공급, 연구개발 시설과 팹리스·디자인하우스 인접성 등을 고려해 적합한 입지에 파운드리를 구축해 효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기차 전환으로 잠재적 시장 수요가 높은 모빌리티 반도체 개발 및 양산이 이뤄지면 다음 단계 진입도 꾀할 수 있다. 화합물 반도체는 서비스 로봇, 스마트 시티 등 사물 기반인터넷(IoT)이 적용 및 응용되는 모든 분야에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향후 센서 반도체, 통신용 반도체 등 사업 다각화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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