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 경제인을 만나다] <31> 문경안 볼빅 회장 "세계 톱10 토털 스포츠브랜드로 도약"

볼빅 제품으로 프로골퍼 우승…세계 최초로 무광 컬러볼 출시 혁명
"어떤 분야든 좋아하는 일 미쳐서 하면 성공"

문경안 볼빅 회장은
문경안 볼빅 회장은 "혼자 힘만으로는 회사를 키우지 못한다"며 경영과 R&D 합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파격적이고 혁신적 아이디어로 골프볼 시장에 '컬러볼 혁명'을 일으킨 볼빅. 세계 최초로 무광 컬러볼까지 개발하면서 '명품 컬러볼의 제왕' 자리에 오른다. 여기에 디즈니와 콜라보해 다양한 캐릭터를 담은 귀여운 공으로 필드를 화려하게 물들이며 비거리를 늘렸다. 경북 김천 출신인 문경안 회장은 "대한민국의 대표 골프브랜드라는 사실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의 스포츠산업을 이끌어가는 50년, 100년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며 세계 톱10 토털 스포츠브랜드 도약 의지를 나타냈다. 고향 후배들에게는 "무엇이 됐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라며 "미치면 어떤 것이든 이루지 않겠느냐"고 격려했다.

-볼빅에 대해 소개해 달라.

▶'메이드 인 코리아' 정신으로 골프산업 성장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R&D(연구개발) 기술로 다른 용품업체보다 10년 앞선 다층구조 골프공을 개발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경쟁력은?

▶2009년 이후 'No.1 컬러볼 볼빅'이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철저한 품질주의와 혁신적인 경영구조 개선을 거쳐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골프공으로 커왔다. 1차적으로는 그동안 쌓아온 핵심 역량을 바탕삼아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로 성장해 'No.1 컬러볼 볼빅'에서 'No.1 골프볼 볼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초심을 지키며 전력을 다한다면 더 이상 골프공 전문브랜드가 아닌 토털 골프브랜드, 궁극적으로 종합 스포츠브랜드로 성장하리라고 믿는다.

세계 톱 10 토털 스포츠브랜드로 가기 위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는 문경안 회장. 이무성 객원기자
세계 톱 10 토털 스포츠브랜드로 가기 위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는 문경안 회장. 이무성 객원기자

-해외 진출 전략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산업을 가진 미국 무대 공략을 위해 2012년 미국 현지에 볼빅USA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었다. 이후 일본·호주·프랑스 등과의 총판 계약을 맺고 전 세계 곳곳에 대한민국 골프용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포함 1개국에 1개 총판을 만들고자 했는데 40개국 넘게 늘어났다. 더불어 선수 후원, 각종 해외대회 개최 등 전방위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고리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골프용품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철강회사 (주)비엠스틸을 창업했고, 볼빅을 인수했다.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있었나?

▶첫 직장 생활을 현재 SK인 선경종합상사에서 했다. 40대 초반이 되니 제조업에 끌렸다. BM스틸이라고 철강유통업을 했고, 2009년 볼빅을 인수하게 됐다. 국내에 골프 관련 글로벌 브랜드가 없더라.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어 일을 벌였고, 여기에 이르렀다.

-어려움은 없었나?

▶골퍼들이 국내 보다 해외 브랜드를 선호한다. 사업 초기 아무래도 자금력이 달리는 데 투자는 늘어나는 반면 영업은 제 자리이니 힘들었다. 또 후원 선수 영입이 만만치 않았다. 프로 골퍼가 사용해야만 우승 인증을 받아 마케팅에 날개를 달게 되는 데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10년 이단아 같은 컬러볼을 만들어낸 문 회장은 KB스타투어에 승부수를 던졌다. 여자 대회였는데 골프공을 사용만 하더라도 50만원을 후원했다. 우승할 경우 1억 원을 주기로 했다. 출전 선수 140명 중 8명이 볼빅과 손 잡았고, 진가를 인정받으면서 2010년 배경은 선수가 1호 계약을 맺었다. 구옥희 골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13년 LPGA 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이일희 선수가 볼빅의 골프공을 사용해 우승을 차지해 세계 골프시장에 볼빅의 우수한 기술력과 성능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이미향‧최운정 골퍼도 LPGA 1위 시상대에 오르는 등 필드를 휘젓는 여성 프로골퍼들이 애용한다. 2016년에는 또 하나의 신화를 쓴다. 볼빅의 스테디셀러이자 세계 컬러볼의 대명사격인 무광 컬러볼 비비드(VIVID)를 출시해 다시 한번 '제2의 컬러볼 신드롬'을 일으켰다. 해외 수출량이 2016년 600만 달러에서 2017년 1천700만 달러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컬러 볼의 절대강자인 볼빅은 2017년 웨지와 퍼터를 내놨다. 거리측정기인 'V1'은 호평을 받았다. 문 회장은 또 드라이버와 우드, 하이브리드 클럽의 '코어(core) XT' 시리즈로 토털 골프브랜드 도전을 본격화하기에 이른다.

-경영 철학은?

▶혼자 힘만으로는 회사를 키우지 못한다. 근본적으로는 기술력이다. 어느 기업이든 경영과 R&D합작이 이뤄져야 발전한다. 3~5년, 멀리는 10년 이상 내다보며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 특히 끈기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드라이버 잘 쳤다고 게임 이기는 건 아니지 않은가. 시작이 변변치 않아도 퍼팅이 좋으면 결과를 뒤집는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끈기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또 사업을 하려면 견문을 넓혀야 한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한때 1년에 100일 이상 해외에 출장을 다녔다.

-중장기적인 계획은?

▶궁극적으로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종합 스포츠브랜드로 커가는 것이다.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지만 세계를 호령할만한 스포츠브랜드가 없다. 세계 톱10 토털 스포츠브랜드로 도약하고, 50년을 넘어 100년 이상 가는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 특히 세계 골프를 발전시킬 유망주, 아마추어 골퍼에 대한 지원 확대, 실력 있는 선수의 발굴과 후원 등 볼빅이 그동안 실천해 온 골프산업의 발전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 이제 전문경영인이 일선에서 이끌고 있는 만큼 더욱 발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브랜드로 커 나가리라고 믿는다.

-주말 골퍼들에게 팁을 준다면?

▶하하, 글쎄. 먼저 성질 급해서는 안 된다. 치밀하게 계획을 짜야지 성질대로 하다가는 낭패를 본다. 라운딩을 한번 하면 성격이 다 나온다고 하는 데 차분하게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잘못하다가는 돈도, 사람도 다 잃는다. 너무 잘 치려고 하다보면 스트레스만 받는다. 굳이 잘 쳐야겠다면 열심히 연습하라고 조언하겠다.

-대구경북은 자주 찾나? 또 서울에서 고향 모임은 어떻게 하고 있나?

▶예전에 특강 요청이 있어 갈 일이 많았다. 요좀은 좀 뜸한 편이다. 서울에서는 향우회를 매개로 선후배의 얼굴을 뵙고 있다.

-고향의 젊은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들려 달라.

▶꿈을 갖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미치면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지 않겠나. 좋아서 미쳐야 한다. 그러면 꼭 도시에 나오지 않더라도 농업이든, 다른 무엇이든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의 길을 걷게 된다.

문경안 회장은 고향의 젊은이들을 향해
문경안 회장은 고향의 젊은이들을 향해 "꿈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미쳐서 하면 성공한다"고 응원의 메지지를 전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문경안 회장 누구

K골프 브랜드를 일군 문경안 회장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최고 기록은 68타다. 1주일에 두 차례 정도 필드를 찾는다는 그는 홀인원 경험은 없다. 대신 이글을 30번 넘게 했다. 2006년 신원CC클럽 챔피언이다. 최근 필드 갈 일이 많아졌다. 전국고교동창 골프대회에 출전해 우승 탈환을 노리고 있다. 모교인 김천 성의고의 2020년 우승을 3년 만에 되찾기 위해 경주고 등과의 맞대결을 거쳐 우승 고지를 향해 전진하는 중이다.

골프채는 1992년 업무상 처음 잡았다. 아버지뻘 되는 거래처 어른과 쳤는데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공이 종잡을 수 없이 날아다녔다. 민폐라고 여긴 그는 다음날부터 출근 전 2시간, 점심에 1시간, 퇴근 후 2시간씩 8개월 연습한 끝에 '싱글'을 기록했다고 한다. 2년 더 내공을 쌓은 결과 골프 달인인 친구를 넘어섰다.

회사 발전을 위해 투자를 받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현재 회장으로 있다. 그동안 R&D 투자를 아끼지 않아 왔다. 2021 시즌 투어 S3 & S4, XT soft 등 V포커스 라인의 우레탄 골프볼과 스크린 및 필드에서 멀티로 사용 가능한 맥스고 등의 신제품이 그의 작품 중 하나다. 또 파크골프 전용 볼인 파크팝을 출시했고, 한국 기업 최초로 대한파크골프협회와 파크골프볼 인증식과 더불어 MOU를 체결하는 등 외연을 크게 넓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프볼 회사로서 늘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연구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왔다. 수많은 선수를 후원하며, 선수들의 테크닉·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볼 개발에 매진해 오늘의 볼빅을 만들었다.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기업인상과 스포츠산업 대상·제2회 대한민국 골프산업대상을 수상했다. 또 상공의 날 대통령 표창과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디자인 경영대상·제4회 코넥스대상 최우수 경영상·최우수 지식재산 경영인 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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