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3선의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지역 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PK(부산울산경남)는 물론 TK(대구경북) 중진을 대상으로 수도권 험지 출마론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역에 힘 있는 중진이 필요하다는 중진육성론이 제기되는 등 반발도 예상된다.
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제 고향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도전하겠다"며 "우리 당의 총선 승리, 특히 수도권 승리의 밀알이 되고자 하는 충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갑에서 19대 국회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하 의원은 "아무리 좋은 인재들이 온다고 해도 현역 의원이 10년 이상 갈고닦은 지역구는 그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다"며 "제가 3선을 지낸 해운대에서 정치 기득권을 포기하고, 그래서 젊은 인재들이 들어와 당내에 건강한 혈액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해당 지역에는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하 의원의 전격적인 서울 출마 선언에 당내에서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행운을 빈다."(이용호 의원), "하 의원님의 큰 마음을 존경한다."(박수영 의원) 등 응원의 메시지가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혁신 경쟁에서 국민의힘에 뒤져서는 안 된다."(김두관 의원)는 반응이 나오는 등 여야를 불문하고 하태경발(發) 험지 출마론의 파장이 큰 모습이다.
아울러 PK, TK 등 영남권 3선 이상 중진도 거취를 두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3선 이상이 14명에 달하는 PK의 경우 당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4선·울산 남구을)와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구) 등을 향해 "선당후사를 위해 하 의원처럼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는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TK 3선 이상인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구갑), 윤재옥 원내대표(3선·대구 달서구을), 김상훈 의원(3선·대구 서구)도 수도권 험지 출마론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세 사람 모두 지역구 수성 의지가 강하지만, 향후 PK에서 추가적으로 험지 출마자가 나오면 TK 정치권을 향해서도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요구가 터져 나올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역에 힘 있는 중진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중진육성론을 제기한다. 특히 총선 때마다 잦은 물갈이에 시달린 TK의 경우 3선 이상 중진이 3명에 불과해 같은 당 텃밭인 PK(14명)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는 불만이 상당하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교수는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거취가 핵심 변수다. 두 사람이 PK에서 버티면 TK 중진 역시 굳이 험지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며 "중진육성론이 힘을 받으려면 당 텃밭인 TK에서 12년 이상 무엇을 보여줬고 앞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면 된다. 결국 지역구 유권자가 제일 잘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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