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200억원 어치 마약을 국내로 들여와 일부를 유통한 다국적 범죄 조직이 검거됐다. 이들이 국내에 들여온 마약은 약 25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인으로 구성된 3개 조직 조직원과 단순 가담자 등 26명을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 40대 중국인 총책 등 14명을 구속, 13명을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 최근 구속된 조직원 1명은 잔여 수사 후 조만간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 일당은 올해 1월 27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필로폰 74㎏를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은 0.03g으로, 74kg는 한 번에 약 246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로는 2천220억원 상당이다.
필로폰 단일 유통 적발 사례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74㎏ 중 27.8㎏의 필로폰을 압수했다. 나머지 필로폰의 일부는 이미 시중에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추가 은닉분과 유통된 필로폰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조직 총책이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제조한 필로폰을 일본, 대만, 홍콩 등에 유통하던 중 한국 총책, 중국 총책과 협력해 한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범행을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3국 조직원들은 철저히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이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 조직이 각각 제조·밀반입, 운반·보관, 유통·판매를 맡은 분업 구조로 이뤄졌다고 파악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오면, 한국인이 이를 전달 받아 유통∙판매를 맡은 중국 측에 넘겼다. 반입된 74kg 중 사람을 통해 반입된 42kg은 한국 조직이 중국 조직에 전달해 유통·판매됐고 화물로 배송된 나머지 32kg은 말레이시아 조직이 직접 국내 거점을 마련해 관리하며 한국·중국 조직에 유통했다.
밀반입 수법은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여름철에는 마약을 신체에 붙여 들여오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나무 도마 속을 파내서 필로폰을 안에 숨기는 방식으로 32㎏을 더 반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마를 사용한 최초 적발 사례"라고 설명했다.
7월 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일당의 거점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말레이시아 총책이 추가 밀반입을 위해 현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선적해 둔 100㎏ 상당의 필로폰도 회수했다.
이 필로폰도 국내에 유입될 뻔했으나, 국내 거점 말레이시아 조직원이 검거되면서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잡히지 않은 말레이시아·한국 총책을 검거하고 국내 유통 주인 잔여 필로폰 수거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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