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키운 사과·오미자로 만든 뻥튀기 맛 좀 보세요"
20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은 영호남의 '상생 장터'로 변해있었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접점이 됐던 화개장터처럼 사과와 포도, 젓갈, 버섯 등 영호남 지역 특산물을 선보인 부스 앞에서 시민들은 함께 맛을 보고 정을 나누며 화합의 장을 만들어 갔다.
샤인 머스캣과 노루궁뎅이버섯 등 특산물을 한 아름 구매해 자전거 바구니에 담던 김흥수(65) 씨는 "지역 시장에서는 살 수 없는 제품들이 많아서 좋았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더 둘러보면서 다른 과일이나 채소도 살 계획"이라고 흡족해했다.
매일신문과 광주일보가 영호남을 대표해 공동주최하는 '2023 영호남 문화대축전'이 이날 상화동산에서 막을 올렸다. 2014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것을 시작으로 만 10년을 맞이한 이번 행사는 지난해 광주 상무공원에 이어 올해는 대구에서 진행됐다.
오후 3시쯤 열린 개막식에는 정창룡 매일신문 사장과 김여송 광주일보 회장을 비롯해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 김주찬 대구경북 호남향우회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화', '합', '상', '생' 등 영호남의 문화대축전 행사를 상징하는 단어로 된 팻말을 들고 단상에 마련된 버튼을 누르는 '점등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축사에서 내빈들은 "갈수록 지방이 수도권에 비해서 쇠락하고 있는데, 이런 계기를 통해서 더욱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한다"며 "이번 행사가 영호남 상생 화합의 장에서 더 나아가 국토균형 발전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개막식이 끝난 후 내빈들은 영호남 상생장터 홍보관과 지역 부스를 둘러봤다. 정창룡 매일신문 사장은 "행사를 위해 광주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이목은 단연 영호남 상생장터에 집중됐다. 대구경북의 갖가지 특산물은 물론,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선보이고자 새벽부터 한 아름 챙겨온 수많은 특산물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영남에서 29곳, 호남에서 16곳의 직거래 장터 부스를 준비했다.
대구시는 팔공산에서 채취한 미나리 막걸리와 유기농 쌈 채소, 반야월암연근 등을 준비했으며 광주시는 다가올 김장철에 맞춰 배추김치와 갓김치를 선보였다. 성주군은 목이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을, 울릉군은 호박과 오징어 등을 가공해 만든 초코파이와 초콜릿을 판매하는 등 영호남 각 지역의 다양한 식품들이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다가오는 겨울 김장에 쓸 배추를 보러 왔다는 이영자(59) 씨는 "광주시 부스에서 시식용 김치를 맛봤는데 너무 맛있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질 좋은 재료들을 값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주말에도 들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22일까지 사흘 동안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21일에는 음악으로 영호남이 하나 되는 '하모니 콘서트'를 진행하며 22일에는 특산물을 활용한 깜짝 경매쇼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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