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병원 치료 도중 달아난 서울구치소 수용수 김길수(36)가 검거되는 데 여성 경찰관의 기지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씨는 검거 직전인 전날 오후 9시 10분쯤 여자친구인 A씨에게 공중전화로 연락했다. 당시 A씨와 함께 있던 의정부경찰서 강력팀 소속 여경은 그에게 걸려 온 전화가 수상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김 씨가 도주하고 약 10만원의 택시비를 대신 내면서 경찰 조사를 받던 인물로, 여경은 A씨와 라포(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의정부시의 한 식당에서 조사를 위해 A씨와 대화를 나누던 여경은 그의 전화기가 울리자 휴대전화 번호와 다른 일반 번호가 찍히는 것을 포착했다. 김 씨의 전화라는 것을 직감한 여경은 경찰 상황실에 연락해 번호에 대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이후 10분 만에 김 씨가 전화를 걸었던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로 경찰이 출동했다. 김 씨는 차에서 내린 3명의 경찰을 보는 순간 곧바로 전력 질주하면서 도주했다. 김 씨는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도로 위 자동차 사이를 질주했으나 40m의 추격전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가 병원에서 달아난 지 63시간 만이었다.
경찰은 김 씨의 가족과 여자친구 등 주변인 감시를 강화하면서 수사망을 좁혔다. 특히 김 씨가 도주할 때마다 찍혔던 폐쇄회로(CC)TV 장면에서 그가 가방이 없다는 점을 주목, 결국 주변인이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김 씨는 경찰이 좁힌 수사망에 걸려들었던 것이다.
앞서 김 씨는 지난 4일 오전 6시 20분쯤 숟가락 손잡이 일부를 삼켜 치료받으러 온 경기도 안양시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화장실 이용을 핑계로 도주했다. 그는 도주 당일 오후 9시 40분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김 씨는 도주 당시 동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철을 주로 타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숙박시설을 이용하기보다 노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이후 김 씨는 경찰에 "구치소에 있기 싫어 탈주했다. 탈주가 길어지면서 힘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를 7일 오전 4시쯤 서울구치소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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