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없고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불편해도 어쩌겠어. 남은 평생은 좁은 컨테이너에서 보내야지…. "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 마련된 임시주택에 거주하는 정명희(93) 할머니는 매일 한숨을 달고 산다. 지난 7월 내린 폭우로 60년을 넘게 살던 집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금 등이 지급됐지만, 새로 집을 짓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컨테이너로 지은 임시주택에서 남은 평생을 살아야할 처지다.
게다가 원래 살던 집 일부를 창고로 개조해 지은 탓에 지원금도 일부 제한된 상황이다. 등기상 주택으로 인정되는 부분만 피해 정도에 따라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의 경우 창고를 개조해 집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정 할머니와 같은 처지에 있는 수해민들이 많다.
정 할머니는 "지원금이 부족해 나중에 임시주택을 구매할 형편도 되지 않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올 여름 집중호우로 집을 잃은 예천 수해민들의 한숨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정부 지원금과 위로금·의연금이 집을 새로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컨테이너로 지은 임시주택에 평생 살아야할 처지다.
15일 예천군에 따르면 지난 폭우로 집을 잃은 수해민들에게는 정부 지원금과 위로금·의연금을 모두 합쳐 최소 5천100만원에서 최대 1억300만원이 지급된다. 주택의 피해 정도와 규모에 따라 지원금이 결정된다. 최대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116㎡(약 35평) 이상 전부 파손된 주택에 해당된다.
지역의 건축업계에 따르면 기존과 집과 같은 콘크리트 주택을 짓는데는 평당 최소 7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35평 전파된 주택을 기준으로 2억4천500만원 정도가 든다. 최대로 받는 지원금에 비하면 1억4천200만원이 모자란다.
현재 예천에는 31가구 48명의 이재민이 컨테이너로 지은 28㎡(약 8평) 남짓한 임주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고령의 노인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대출이나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벌어 집을 지을 수 없다. 살고 있는 임시주택에서도 최대 2년까지 밖에 살 수 없다. 2년 후에는 이곳을 나가거나 이 임시주택을 구매해야 계속 살 수 있다.
임시주택에서 거주하는 70대 A씨는 "집 지을 돈이 어디 있겠냐"며 "이 나이에 자식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다. 지원금으로 나중에 이 집을 사서 죽을 때까지 지낼 것 같다"고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행정기관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예천군 관계자는 "집을 짓기에는 지원금이 부족한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추가 예산 편성은 어렵다"며 "현재 재정 상태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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