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의 '개국공신'으로 정부·여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윤핵관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칼날을 계기로 공식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불렸던 권성동·장제원 의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특히 인요한 혁신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압박이 지속되고, 대통령실에서도 무언의 지지를 보내면서 결국 '용단'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권 의원은 주변에 "나는 윤핵관에서 빼달라"고 말하며 사실상 각자도생에 나섰고, 장 의원은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 할 말 하고 산다"며 당장의 결단 압박에 저항하는 중이다.
정치권에선 특히 권 의원의 2선 후퇴 이후 친윤계 유일한 좌장 역할을 했던 장 의원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데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로 윤 대통령 친정체제인 김기현 지도부를 구축하는데 앞장섰던 장 의원이 불과 8개월 만에 윤심(尹心) 여부를 의심받는 상황에 이르게 된 건,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과 10월 사무총장 인선 사태가 배경이 됐다는 얘기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장 의원을 비롯한 측근 의원들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학용 의원을 강하게 민 것을 두고 대통령실에서 뒷말이 나온 것으로 안다. 교감 없이 독자적 행동을 했다는 것"이라며 "또 이들은 강서 보선 후 사무총장이 교체될 때 박대출 의원을 밀었다. 그러자 당내 비토는 물론 대통령실에서도 강한 불만이 나와 불과 하룻밤 만에 이만희 의원으로 교체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권·장 의원이 주축이 됐던 윤핵관 1기가 해체되면서, 이철규·박성민 의원 등이 중심 역할을 하는 윤핵관 2기가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실과 교감하면서도 당내에서 세를 과시하지 않는다고 평가받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권영세 의원 등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에서 물러나자마자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되며 당내 확고한 입지를 과시했다. "대통령을 사랑하면 희생하라"던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이 의원 인선을 두고는 "만세를 불렀다"고 지지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윤핵관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권·장 의원이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이라는 점을 여전히 고마워하고 있다는 의미로, 일각에서 주장하는 갈등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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